'피격 공무원' 유족, 국방부에 감청 파일 공개 청구

친형 이래진씨, 유엔에 진상조사 요청도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의 형 이래진씨(가운데)와 하태경(오른쪽),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종로 유엔북한인권 사무소에서 유엔사무소 대표권한대행과 면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국방부에 감청 및 녹화 파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씨는 또 이날 유엔에도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이씨는 6일 오후 3시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북한군 교신 내용을 감청한 녹음파일과 시신 훼손 장면이 촬영된 비디오 파일 공개를 청구하는 신청서를 종합민원실에 접수했다.

이씨가 이날 청구한 자료는 △9월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 51분까지 북한군의 대화를 감청한 녹음 파일(오디오 자료) △9월 22일 오후 10시 11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 51분까지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시키는 장면을 촬영한 녹화파일(비디오 자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씨는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도 공개했다. 아들 이모(17)군은 편지에서 "아빠가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국방부 정보공개 청구에 앞서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찾아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려달라”며 진상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북한이 비무장 민간인인 동생을 10여발의 총탄으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유엔에 알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하고자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의 만행이 널리 알려져 재발방지를 위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요청서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게 전달됐다.

이씨는 또 지난 5일 이뤄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님이) 웜비어 가족 재단과 연대해 북한 관련 그간의 자세한 내용이나 의견을 청취하고 협력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피격 공무원의) 유가족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들어봐야 한다”며 “"담당 부서가 관련 내용을 검토해 민원을 제기한 분께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