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성 동성애자 지명... 사법부 다양성 기대
민주당원이면서 공화당과도 원만한 '중도 성향'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법관에 흑인 남성 동성애자가 지명됐다. 캘리포니아주정부가 동성애자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흑인으로는 세 번째다. 소수인종에 성소수자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캘리포니아주 사법부에 다양성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5일(현지시간) "중도 성향 흑인이면서 전 검사이자 판사인 마틴 젱킨스를 주대법원의 대법관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젱킨스 후보는 변호사와 법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는 '캘리포니아 드림'의 수호자"라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젱킨스 후보는 젊은 시절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와 입단 계약까지 맺은 미식축구 유망주였으나 프로 선수의 꿈을 접고 민권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민주당원이지만 공화당 주정부 시절 최고법원 판사와 주 항소법원 판사로 중용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민주당원이지만 보수적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반색했다. 캘리포니아주 동성애자 단체 '이퀄리티 캘리포니아'의 릭 차베스 즈버는 "젱킨스 후보 지명은 동성애자 커뮤니티와 캘리포니아 전체를 위한 기념비적인 진전"이라며 "뉴섬 주지사가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젱킨스 후보는 지난 8월 말 은퇴한 중국계 밍 친 대법관의 공석을 채울 전망이다. 그가 주 법관평가위원회 심사와 사법 임명위원회 인준 절차를 통과할 경우 캘리포니아주 대법원 구성원은 흑인 2명, 백인 2명, 아시아계 2명, 히스패닉 1명이 된다. 미국 사회의 주류를 자처하는 백인이 절대소수다.
젱킨스 후보는 "동성애자로의 삶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 "투쟁 끝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젊은이들을 향해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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