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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자살시도 4년새 2배 급증...교내 상담센터는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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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대 자살시도 4년새 2배 급증...교내 상담센터는 태부족

입력
2020.10.06 18:03
수정
2020.10.06 18:20
0 0

응급의료센터 이송된 10대 자살시도?
작년 4,598건, 2016년 2,206건의 2배?
학내 상담실 위클래스는 10곳 중 6곳만
상담교사 "상담 늘고 우울, 불안 심각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체 등으로 우울감(코로나 블루)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늘어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청 내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신조어다. 수원=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체 등으로 우울감(코로나 블루)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늘어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청 내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신조어다. 수원=뉴스1

“오후부터 학생 상담이 시작되는데, 1학기 말부터 신청자가 늘더니 이제는 대기자 명단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서울 도봉구의 한 중학교 학내 상담실 위(Wee)클래스에서 학생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교사 이지형(가명)씨는 최근 신청이 부쩍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 개학 장기화로 인한 흐트러진 생활습관, 집에서 마주하는 시간과 빈도가 높아진 가족간의 불화 등으로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영등포구의 중학교 위클래스 상담교사인 박은영(가명)씨는 “전년과 비교해 상담 내용이 크게 바뀌었다”며 “전에는 교우관계의 갈등에서 비롯된 사소한 문제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기존에 학생이 갖고 있던 불안, 우울 등의 문제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자살)' 시도가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자살사망률도 같은 기간 20.4%나 뛰어올랐다.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지경까지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들이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된 건수는 4,598건에 달했다. 2016년 2,206건에 비해 4년 사이 2배가 넘게 급증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어디까지나 응급의료센터에 이송된 건수만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10대 자살 시도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로 사망한 비율을 의미하는 자살사망률도 10대의 경우 2016년 4.9명에서 지난해 5.9명으로 20.4% 증가했다. 서 의원은 “요컨대 10대 청소년이 사흘에 두 명 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양천구 신월중학교에서 신월5동 동사무소 직원들이 나와 방역을 하고 있다.뉴스1

지난달 24일 서울 양천구 신월중학교에서 신월5동 동사무소 직원들이 나와 방역을 하고 있다.뉴스1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도 급증하는 추세다. 학생 정서ㆍ행동특성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자살위험군은 지난해 초중고 전체 2만2,128명으로, 2016년(8,691명)보다 2.5배가 늘었다.

10대 우울증은 가정환경이나 교우관계, 학업에 대한 부담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이를 판단하고 적절한 치료까지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교육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다. 학내 상담실인 위클래스 구축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위클래스 구축은 중요성에 비해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구축율은 전국 평균 62.1%로, 2017년 57.8%보다 겨우 4.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담자 1인당 학생수는 784명으로, 491명에 불과한 미국(2014년 기준)에 비해 여건이 떨어진다.

지역별 격차도 크다. 지난해 위클래스 구축율 최하위인 곳은 전북으로, 전체 학교의 31.0%(238곳)에 그쳤다. 특히 2017년 이후 관내 학교에서 단 한 곳도 신설되지 않았다. 서울 65.6%(875곳) 부산 87.0%(547곳) 대구 95.1%(430곳) 인천 82.0%(424곳) 경기 66.7%(1,612곳) 등 수도권과 광역시 정도만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서 의원은 “10대의 정신건강이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학생의 마음을 가장 먼저 살펴볼 수 있는 학교의 위클래스 구축율을 빠른 시일 내에 100%로 끌어올리고 상담사 1인당 학생수도 상담의 질적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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