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간 둘째 아들은 박탈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방탄소년단(BTS)은 병역특례 받아야죠." “엄마 안돼요, 명확한 기준 없이 BTS만 병역특례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어요.”
K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BTS 병역 특례 문제를 놓고 모자(母子)의 반응이 엇갈렸다. 장성한 두 아들의 엄마 김혜연(54)씨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BTS의 노력을 인정해줘야 한다”며 “BTS는 세계적 국위선양을 했다는 점에서 병역 특례를 받아야 한다”고 찬성했다. 반면 둘째 아들인 대학생 김현우(24)씨는 “현재 병역 제도가 인정하지 않는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잠재울 명확한 기준이 없는 이상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BTS 꼭 군대 가야하나요"… 여당이 불지핀 '병역특례'
여당 최고위원까지 나서서 'BTS의 병역 특례 문제를 공론화하자’는 제안이 나온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5060세대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문화 분야에서 쾌거를 이룬 BTS를 특별 대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정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가 적극 반대하는 세대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지난해 구성된 병역특례TF가 ‘현행 유지’ 방침을 밝힌 이상 현재로서는 BTS의 병역 특례를 인정할 수 없다. 현행 병역법상 ▲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예술·체육요원(보충역)으로 편입된다. 이들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계속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병역면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최근 10년(2009~2018년 7월까지) 기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대상자는 458명으로, 한해 평균 40여명 꼴이다.
빌보드 1위가 국위선양 아니면 뭔가요?
하지만 BTS가 대중음악으로 얻은 국위선양 효과를 감안할 때 병역 특례 규정을 다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반론이 5060 기성세대 중심으로 나온다. 육군 병장 출신 박철수(61)씨는 “올림픽 메달이나, 예술경연대회 수상이 국위선양에 도움이 되는 것 만큼이나 전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BTS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ㆍ체육인은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대중예술인은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BTS가 군 복무를 통해 얻는 국익보다 음악적 활동으로 얻는 국익이 더 크다는 견해도 있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김성종(62)씨는 “BTS가 지금 이룩한 문화ㆍ경제적 업적은 한국인 중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엄청난 기록”이라며 “BTS가 무대가 아닌 연병장을 누빈다면 오히려 국가적으로는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BTS의 문화적 업적뿐만 아니라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명확한 기준 없이 혜택 준다면 ‘불공정'
하지만 주로 2030세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다. BTS 팬클럽 ‘아미’ 회원으로 BTS 귀국에 맞춰 공항까지 마중을 나간 정다운(25)씨는 “세계적으로 국위선양을 한 것과는 별개로, BTS도 대한민국 남성인 만큼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군 복무를 해야 한다”며 “늦게라도 복무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말했다.
2030세대에서는 명확한 기준 제시가 먼저라는 주장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박성연(26)씨는 “국위선양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가치”라며 “여당에서 BTS 병역 특례 문제를 꺼내기 이전에 국회에서 대체 복무 제도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모(32)씨도 “단순히 해외에서 유명하다고 병역 특례를 받을 순 없고 납득 가능한 구체적 수치가 제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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