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참전해 전사한 고(故) 민영승 하사 유해 확인
33살, 꽤 늦은 나이에 6ㆍ25 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고(故) 민영승 하사. 69년 만에 가족 품에 다시 안겼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2018년 6월 강원 인제군에서 찾아낸 유해가 민 하사의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민 하사는 1918년 6월 경기 고양시에서 태어났다. 전쟁 발발 전까지 서울 종로의 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일했고, 25살에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1951년 1월에 군에 입대해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싸웠다. 그의 운명은 질기지 못했다. 그 해 인제 서화리 일대에서 벌어진 노전평 전투(8월 9일~9월 18일)에서 전사했다. 같은 해 7월 1차 휴전 회담 이후 유엔군사령부와 공산군이 회담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해 벌인 전투였다.
국방부가 추정한 전사일은 8월 21일. 민 하사의 유해는 67년이 지나서야 발견됐지만, 신원을 확인할 만한 유품은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 정강이와 팔 부분의 유해 2점이 전부였다.
민 하사를 찾은 건 혈육이었다. 아들 장수(72)씨가 2009년 채취한 유전자 시료가 아버지를 찾아냈다. 군 당국이 보관하고 있던 민씨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해 부자 관계를 확인했다. 길게는 69년, 짧게는 11년을 손꼽아 기다린 재회였다.
누구보다 재회를 애타게 기다렸을 아내 김민순씨는 그러나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 세상을 등졌다. 69년의 기다림이 9개월의 시차로 허물어진 것이다. 아들 민씨는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사셨는데 아버지가 돌아오신 것을 못 보셨다. 참 아쉽다”고 했다.
민 하사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민 하사는 국방부가 2000년 6ㆍ25 전쟁 유해 발굴을 시작한 이후 152번째로 신원을 찾은 사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