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는 10월엔 묵직한 러시아 선율이 어울린다. 마침 올해는 한ㆍ러 수교 30주년,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최영선 지휘)는 13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원재연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19일에도 같은 곳에서 같은 곡을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트리니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류성규 지휘)가 연주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 중 하나로, 깊은 저음으로 시작하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간의 대화는 농익은 가을 냄새를 물씬 풍길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와 글라주노프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의 계보를 잇는 최고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란 평을 받는,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이날 공연엔 부지휘자 윌슨 응의 지휘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도 함께 선보인다. 쇼스타코비치가 10대 학생 시절 지은 초기작이지만, 동시에 작곡가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기도 하다. 쇼스타코비치가 글라주노프의 제자였으니, 이날 공연은 스승과 제자의 음악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윌슨 응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에 대해 "후기 교향곡의 특성이 고스란히 잘 드러나는, 쇼스타코비치의 삶과 음악이 축약된 곡"이라 말했다. 이번 공연은 윌슨 응의 서울시향 정기공연 데뷔전이기도 하다.
21일 예술의전당에서는 러시아 대표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장윤성 지휘)는 협주자 세르게이 타라소프와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한수진과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서선영과 바리톤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가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의 아리아도 들려준다.
류태형 평론가는 “’슬라브 선율’이라 불리는 러시아 음악에는 고통과 슬픔이 있어 한(恨)의 정서를 띤 우리 음악과 닮은 면이 있다”며 “광활하고 차가운 시베리아에서 태어났으나 그 속에 들어 있는 따뜻한 난로 같은 선율미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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