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남태평양 전초기지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의 분리ㆍ독립 찬반을 묻는 두 번째 주민투표가 절반 이상의 반대로 부결됐다. 지난 2018년 투표에 이어 이번에도 프랑스 잔류를 택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누벨칼레도니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유권자 18만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53.26%가 독립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167년동안 프랑스 지배를 받아온 누벨칼레도니는 앞서 2018년 11월에도 독립 여부를 투표에 부쳤고 반대 56.7%로 무산됐다. 통신은 “결과는 같지만 2년 전보다 찬반 격차가 한층 좁혀졌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프랑스에 남기로 선택한 주민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프랑스에게누벨칼레도니는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치ㆍ경제적 자산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니켈 매장량만 따져도 전세계 4분의 1에 달한다.
호주와 피지 사이에 위치한 누벨칼레도니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지상 낙원’이라 불린다. 1853년부터 프랑스가 점령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15% 이상에 해당하는 15억유로(약 2조원)를 프랑스 정부로부터 보조금 형태로 받고 있다. 누벨칼레도니는 대부분 분야에서 자치를 보장받고 있지만 국방과 외교, 교육 분야 등에서는 프랑스 통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1985년부터 독립투쟁이 본격화하자 프랑스는 1988년 마티뇽 협정으로 누벨칼레도니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했고, 1998년 누메아 협정으로 자치권을 추가 이양했다. 이번 독립 찬반 투표는 누메아 협정에 명시된 사안이다. 누벨칼레도니 주민들은 2022년까지 지방의회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경우 한 차례 더 투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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