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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실명 질환, 1초 촬영 ‘안저 검사’로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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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실명 질환, 1초 촬영 ‘안저 검사’로 안심

입력
2020.10.06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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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학회, 40세부터 1년에 한 번 검사하면 80% 예방

40세가 넘으면 황반변성을 비롯해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 3대 실명 질환의 유병률이 3~20% 정도 높아진다. 대한망막학회 제공

40세가 넘으면 황반변성을 비롯해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 3대 실명 질환의 유병률이 3~20% 정도 높아진다. 대한망막학회 제공


40세가 넘으면 황반변성ㆍ당뇨망막병증ㆍ녹내장 등 3대 실명 질환이 크게 증가한다. 질병관리청ㆍ대한안과학회가 공동 조사한 결과, 40세 이상에서 노인성 황반변성 13.4%, 녹내장 3.4%, 당뇨병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이 19.6%의 유병률을 보였다. 하지만 안과 검진은 녹내장 25.8%, 당뇨망막병증 23.5%, 노인성 황반변성 3.5%에 그쳤다.

문제는 3대 실명 질환을 늦게 발견하면 돌이킬 수가 없다는 점이다. 박기호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은 “1년에 한 번 정도 안저(眼底) 검사를 받으면 3대 실명 질환을 80% 정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안저 검사는 눈의 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안저 카메라로 동공을 통해 안구 내 구조물을 1초 정도 촬영해 신경 부분인 망막 혈관이나 시신경의 색깔ㆍ두께, 망막 중심부인 황반의 변형 상태 등을 확인한다. 10월 10일은 '눈의 날'이다.

정상인이 본 암슬러격자(왼쪽)와 황반변성 환자가 본 암슬러격자(오른쪽).

정상인이 본 암슬러격자(왼쪽)와 황반변성 환자가 본 암슬러격자(오른쪽).


◇황반변성, 65세 이상 실명 원인 1위

눈의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黃斑)은 시세포가 몰려 있어 정밀한 시력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황반변성이 되면) 글자ㆍ직선 등이 물결치듯 휘어져 보이고 사물 중심이 어둡게 보이게 된다. 증상을 자각한 뒤에는 황반변성이 악화돼 실명하게 된다.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지는 게 가장 큰 위험 요인이어서 흔히 ‘나이 관련 황반변성(노인성 황반변성)’이라고 하며 65세 이상에서 실명을 초래하는 1위 질환이다. 주광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초기 증상은 노안과 비슷하고, 이로 인해 자각이 쉽지 않아 방치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고 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7년)에 따르면 40세 이상의 황반변성 유병률은 13.4%다. 유병률은 40대 3.4%, 50대 14.2%, 60대 17.4%, 70대 이상 24.8%로 높아졌다. 황반변성으로 지난해 진료를 받은 사람은 36만1,650명으로 2015년 19만740명보다 90% 증가했다. 지난해 진료 인원의 연령대별 비중은 70대 이상 50%, 60대 30.6%, 50대 14.2%, 40대 이하 5.2% 순이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비삼출성)은 노화로 인해 망막 아래 맥락막에 있는 혈관이 황반부 시세포에 산소ㆍ영양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노폐물(드루젠)이 쌓여 시세포 위축이 서서히 진행된다.

문제는 결국 황반부 아래 맥락막에 정상적인 혈관 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 혈관들이 마구 생겨 황반부가 우글쭈글해지거나 신생 혈관이 터져 시세포가 파괴되는 습성(삼출성) 황반변성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10% 수준이지만 황반변성으로 인한 심각한 시력 상실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치료는 질환 진행에 큰 역할을 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항체주사제)를 눈 안에 반복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황반변성 환자는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CㆍE, 아연ㆍ구리 등 복합 제제를 먹으면 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주광식 교수는 “하지만 정상인에서는 이런 약 효과가 증명되지 않아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채소ㆍ과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 푸른 생선과 견과류 등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당뇨망막병증, 당뇨병 20%에서 발병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망막에 산소ㆍ영양분을 공급하는 미세 혈관에 혈액이 잘 돌지 않아 시력이 떨어지는 병이다. 당뇨병 환자의 20%에게서 나타난다. 당뇨병 발병 후 20년이 지나면 1형 당뇨병 환자의 99%, 2형 당뇨병 환자의 6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생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망막 중심부인 황반이 변성되면 시력이 저하된다. 당뇨망막병증을 앓아도 황반이 괜찮다면 시력을 잃지 않을 수 있어 시력만으로 당뇨망막병증을 파악하기 어려워 당뇨병이 있다면 정기적인 안저 검사가 필요하다.

혈당을 잘 조절해도 당뇨망막병증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당뇨병 환자라면 시력 변화나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녹내장, 안압 정상이어도 안심 안돼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위축돼 시야가 좁아지면서 실명에 이르는 병이다.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증상을 느끼게 되면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경우가 많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린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원상회복이 어려워 조기에 발견할수록 제 기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녹내장으로 인해 생기는 시신경 변화는 안저 검사로 발견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을 위해 안저 검사가 중요하다.

특히 녹내장 발생 위험 요인인 높은 안압, 40세 이상 나이, 녹내장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이 있으면 반드시 안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성표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20~30대 젊은층도 고도 근시가 있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다면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100세 시대를 위한 눈 건강 5대 수칙>(대한안과학회)

①4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는다.

②금연하고,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은 꾸준히 치료한다.

③과도한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을 자제한다.

④작업과 운동할 때 적절한 안전 보호 장구를 쓴다.

⑤야외 활동 시 자외선을 차단하는 모자,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 안경을 착용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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