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지난 22일 해군이 선장에게 3차례 전화" 확인?
해군 간부 "배에 구명조끼 몇개 있는 빨리 보고하라"
오후 6시~6시30분 3회 전화, 동생 생존해 있던 시간
이씨 "생환 요구않고, 구명조끼 숫자는 왜" 의혹 제기
“해군은 왜 3차례나 구명조끼 숫자를 보고하라고 했을까요.”
북측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형 이래진(55)씨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군이 동생의 자진 월북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구명조끼 숫자를 파악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당시의 상황은 동생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2일 오후 6시쯤이다. 이씨는 동생의 실종 소식에 인천으로 달려가 무궁화 10호에 올라탄 뒤 소연평도 인근 해역을 헤매고 있었다. 무궁화 10호는 동생 A씨가 탔던 배다.
이씨는 “수색을 하던 선장과 선원들이 갑자기 구명조끼를 꺼내 몇 개인지 숫자를 세고 있었다”며 “왜 갑자기 숫자를 세느냐고 물으니 '해군에서 구명조끼 수를 보고하라는 연락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무궁화 10호는 어업지도선으로 통상 해양수산부나 해양경찰 통제 하에 있는데 ‘해군’이라는 말에 ‘아 북방한계선(NLL) 근처라 군에서 통제하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후 동생이 북측으로부터 피격됐다는 소식을 접한데 이어 동생의 자진월북 소식이 전해지더니 채무와 이혼 등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들이 마구 쏟아져 ‘이건 아니다' 싶었다는 것이다.
해군이 구명조끼 숫자를 센 것도 동생의 '자진 월북 스토리'를 짜맞추기 위한 것이란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당시를 되짚어 보니 22일 오후 6시부터 6시 30분 사이에 무궁화 10호에 3차례 전화를 건 인물은 해군 고위 간부였다”며 “그는 선장에게 ‘구명조끼 개수를 빨리 파악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간부는 선장에게 ‘군사기밀이니 외부에 알리지 말고 빨리 보고하라’고 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에서 발표한 동생의 피격 시간은 22일 오후 9시 30분쯤으로 나오는데 당일 오후 6시~6시30분이면 동생이 살아 있던 시간”이라며 “군은 동생이 북측으로부터 피격 직전 상황에 놓인 것을 인지하고도 북측에 ‘우리 국민을 송환하라’는 통보는 안하고 구명조끼 숫자를 헤아렸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고 격앙됐다.
그는 “북측에 표류한 4시간 동안 감청 등을 통해 북측의 대화 내용까지 파악해 중계하듯 밝히면서 왜 30시간 가까이 우리 남측 해역에 있었던 상황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못하느냐”며 “군은 또 왜 그 시간에 북측에 송환 요청을 통보하지 않고 구명조끼 숫자를 보고하라고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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