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엔 정주행... '커피프린스 1호점'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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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엔 정주행... '커피프린스 1호점'이 돌아온다

입력
2020.10.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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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일 MBC드라마넷서 연속 재방송

모처럼의 긴 연휴에는 드라마 몰아보기가 제맛. MBC드라마넷은 3, 4일 '커피프린스 1호점' 전편을 연속 재방송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MBC 제공


"너 좋아해. 네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제 상관 안 해. 가보자, 갈 데까지."

2007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대사 중 하나다. 최한결(공유)이 남자인 줄 알고 있던 고은찬(윤은혜)에게 향하는 마음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쏟아내는 장면이다. 훗날 공유는 이 작품을 통해 "제가 얻었던 것 중 하나는 사랑의 본질은 같다는 거였어요. 어떤 대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하는 사랑은 다 본질은 똑같다는 거요"라고 회상한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이 드라마가 사랑받고 있는 결정적 이유 아닐까.

그 '커피프린스 1호점'이 다시 돌아왔다. MBC를 대표해온 시사교양 프로그램 'MBC 스페셜'을 모태로 하는 '다큐플렉스'를 통해서다. 지난달 24일과 이달 1일 방송된 '청춘다큐 다시 스물-커피프린스 편'에는 공유 윤은혜 이선균 채정안 김동욱 김재욱이 얼굴을 비췄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이들은 촬영 당시 감정과 에피소드를 생생히 털어놨다. '커피프린스 1호점'과 한때를 함께했던 이들에게 이 작품이 청춘을 기억하게 하는 드라마로 남아있듯 방송 당시 20대였던 배우들에게도 역시 청춘의 기록이었음을.

우선 남장 여자로 선머슴을 연기한 윤은혜는 이 작품으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 꼬리표를 뗐다. "(윤은혜가) 걸그룹 막내로 고충이 있었을 거예요. 같이 일하던 어른들은 '오늘은 이거 해야 돼'라고, 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을 거고. 그러다 이 드라마를 만나 은찬이로 살게 된 그 세상에서 걔는 되게 자유롭고 행복했을 거 같아." 극중 한유주를 연기한 배우 채정안의 말에 윤은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공유 역시 배우로서 절박함에 사로잡혀 있던 때였다. '커피프린스 1호점' 출연을 주저했다는 그는 "배우로서 일을 시작한 후 처음 겪는 사춘기였다"며 "나만의 색깔을 내며 성취감을 채워가면서 성장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선 '너 이거 꼭 해야 돼. 이걸 해야 스타가 될 수 있어. 그래야 광고도 찍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한결은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한다면 하는 놈이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을 못 만났을 뿐이다"라는 극중 대사와 꼭같은 심정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리고 군 입대 전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선택한 '커피프린스 1호점'은 그를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출한 이윤정 PD 눈에 띄어 MBC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2005)'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이선균도 최한성 역으로 '로코킹' 입지를 굳혔고, 한국 드라마사에 길이남을 서브 여주로 회자되는 한유주 역의 채정안에게도 이 작품은 '화양연화'로 남았다. 당시 신예였던 김동욱과 김재욱은 어느덧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13년 만에 '커피프린스 1호점'을 다시 불러낸 MBC '다큐플렉스 청춘다큐 다시 스물-커피프린스 편' 캡처


'커피프린스 1호점'은 젊은이들의 사랑을 다룬 트렌디 드라마로 특히 각광 받았다. 당시로서도 금기시된 동성애 소재뿐 아니라 한성과 유주의 '어른 연애', 짝사랑, 아이 딸린 연상녀를 사랑하는 등 각각의 등장인물에 얽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편견 없이 '쿨'하게 보여줬다.

또한 "죽어버린 연애 세포마저 살린다"고 할 정도의 달달함으로 시청자들을 대책 없이 매료시켰다. 한성이 유주에게 휴대폰 너머로 불러주던 노래 '바다여행'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한결이 은찬에게 모닝콜로 '너를 사랑해'를 부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선세이셔널 했다. 13년이 지난 현재 관점에서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는 건 이 드라마의 최대 강점이다.

물론 오늘날 관점에서 드라마를 뜯어보자면 아쉬운 대목 역시 간간히 눈에 띈다. 은찬이 '남성 같지' 않을 때나 실수를 했을 때 "기집애처럼"을 남발한다거나 "기집애가 적당히 드세고 남자한테 기대고 그러면 좋은데 그지? 여자가 너무 잘 나가도 문제라니깐"이라는 등 대사는 당대의 한계다. 바리스타라는 꿈을 위해 유학을 결심한 은찬을 응원하는 한결이 "지금은 떨어지지만 나중에 네가 첫 김치를 담글 때 네 곁엔 내가 있을게"라고 읊는 순간 로맨틱함은 단번에 깨져버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커피프린스 1호점'은 매년 여름이면 '다시 봐야 할 드라마'로 소환될 것이다. 공유의 말마따나 우리 모두에게 이 작품은 "가장 뜨거웠던 내 청춘의 기록이자 가장 뜨거웠던 그때의 우리, 한결같은 나의 여름"이기 때문이다.

MBC드라마넷은 3, 4일 '커피프린스 1호점' 전편을 연속 재방송한다. 왓챠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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