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8일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의 전말을 놓고 북한과 입장이 엇갈리는 데 대해 “제 3자의 입장에서 우리 정보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25일 군 당국의 발표를 뒤집는 사건 경위를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군의 발표를 북한이 “일방적 억측으로 불경스럽다”고 공개 비하한 점을 감안하면 '느긋한' 반응이다. 국방부가 '객관적'이라는 표현을 쓴 건 자체 정보 분석에 대한 '자기 부정'의 뉘앙스마저 풍긴다. 북한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청와대를 의식한 ‘의도적 거리두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 군과 북한 발표가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입장' 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군 발표가 맞다'고 하는 대신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국방부는 24일 “북한이 상부 지시에 따라 실종 공무원 A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었다.
북한은 25일 통지문을 보내 “불법 침입자에게 해군 경비정장이 행동준칙에 따라 총격을 가했고, 시신이 아닌 부유물을 불태웠다”고 부인했다. 이후 우리 정부의 기조도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확인됐다’에서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로 바뀌고 있다. 북한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까지 군 발표의 신뢰도를 허무는 상황을 군 당국이 지켜만 보는 셈이다.
국방부는 28일 '북한이 22일 A씨에게 총격을 가하기 전 상당한 시간 동안 그를 구조하려는 듯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북한이 A씨를 사살할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북한의 '선의'에 기대를 건 것은 결과적으로 오판으로 판명 났다. 군 당국은 24일 언론 브리핑에서도 “북한이 비무장 민간인을 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22일 오후 3시 30분 첩보를 수집하는 말단 군 실무자가 A씨가 북측에 있는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고, A씨는 오후 9시 40분쯤 총에 맞아 숨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