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본부장, 3박4일 일정 미국 찾아 비건 부장관 등 협의
3개월여 만에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북핵 협상 실무 총책임자가 미국 측과 6ㆍ25전쟁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중 전격적으로 북한과 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옥토버 서프라이즈’와 관련한 한미 협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의 협의를 위해 27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했다. 그는 워싱턴 덜레스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 측과 종전선언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온 취지가 모든 관련된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간다는 것이어서 당연히 종전선언도 얘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며 “무조건 된다 안 된다 말하기 전에 같이 말할 공감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을 11월 미국 대선 전에 추진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본부장은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며 6ㆍ25전쟁 종전선언 필요성을 제기했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또 ‘미국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북미 간에 무언가를 해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모든 게 이뤄진다고 하면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아니면 시간을 얼마든지 끄는 것이니 물리적인 시간은 큰 의미는 없다”고도 했다. 다만 “무엇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간이 없어서 뭘 못하고, 시간이 있어서 많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옥토버 서프라이즈 관련 질문에는 “현재로선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것을 지켜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미국과의 협의 계획 질문에는 “국무부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이 나온 이상 어떻게 공조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행위를 규탄했고, 북한이 해명과 사과 입장을 발표하자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 정부의 규탄과 해명 요구 조치에 대해선 전적인 지지 입장도 덧붙인 바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 이 본부장은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부장관이 인도 지원 용의를 밝힌 바 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3박 4일 방미 기간 비건 부장관 등 미국 측 카운터파트를 두루 만나 최근 남북ㆍ북미관계 상황 관리, 대화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다음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 관련 한미 간 사전조율도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이 본부장은 지난 6월 미국을 찾아 비건 부장관과 협의를 갖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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