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질병 대응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기여금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각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WHO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반되는 입장을 피력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유엔 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다. 사전 녹화된 연설에서 존슨 총리는 향후 4년간 영국의 WHO 기여금을 30% 확대해 3억4,000만파운드(약 5,1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원이 이뤄지면 영국은 WHO 최대 기여국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많은 기여금을 내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WHO의 중국 편향과 코로나19 확산 초기 부실대응 등을 비판하며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WHO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영국 정부는 전 세계 92개국 빈국의 백신 확보 및 질병 확산 저지를 위해 5억파운드(약 7,500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또 위험한 병원균을 확인하고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인수공통감염병 허브’ 네트워크 구축, △백신 및 치료제 생산 능력 확충,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기 경보 시스템, △보건 관련 품목의 교역 장벽 제거 등도 함께 제안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가 국제사회의 균열을 가져왔다고 우려했다. 그는 “9개월 동안 코로나19와의 싸움은 ‘국제사회’라는 관념을 찢어버렸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다. 우리가 단결해 공동의 적을 상대하지 않으면 모두가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최초의 백신인 천연두 백신을 개발한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영국 출신임을 강조하며 “제너의 고향인 영국은 유엔의 친구들과 협력하고, 전 세계의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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