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문 대통령 정치철학 없어... 전체주의 북한과 뭐가 다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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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문 대통령 정치철학 없어... 전체주의 북한과 뭐가 다르냐"

입력
2020.09.25 18:39
수정
2020.09.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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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흑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출간 간담회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중권 전 교수,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김경율 회계사(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뉴스1

“문재인 대통령에겐 정치철학이 없어요. 김대중, 노무현처럼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자라면 (같은 진영의 잘못에 대해서라도) 윤리적 판단을 내려줘야 하는데, 문 대통령은 조국 때도, 윤미향 사태 때도, 추미애 장관 문제 때도 그러지 않았어요.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없는, 대통령 실종상태에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지지층과 결별하지 않음으로써, 현 정권을 양극단으로, 또 스스로 폐쇄적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봤으면 해요.” (권경애 변호사)

조국 전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위선적이라 비판하는 대담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저자들이 출간 한 달을 맞아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서울 강남의 한 책방에 모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등은 2시간 가량 문재인 정부와 진보 진영의 부조리함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책은 교보문고 등 주요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를 4주간 유지하고 있는데 7만부 가량이 팔렸다고 한다.

문재인 저격수들이 모인 자리답게 이날 간담회는 문재인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저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 없음’ ‘무(無)이념’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정치철학은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아니라 586 운동권 시스템”이라고 전제한 뒤 “조국 사태 때도 이건 공직자 윤리로 풀면 되는 문제지만, 운동권은 돌파해야 할 ‘정치 상황’으로 본다. 전선이 흐트러지면 안 되니까, 내 편이 어떤 잘못을 해도 무조건 감싸고 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 초기엔 대통령 주변에 있는 세력들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대통령도 똑같다”고 문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전체주의'에 빗댔다. 광복절 집회에 이어 개천절 집회까지 원천 금지한 데 대해서도 "무조건 금지시켜 버렸는데, 잘못됐다고 본다. 기본권은 인정해주고, 안전하게 감염 위험이 없게끔 유지시키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니냐"며 "사실상 이런 사고방식이야말로 북한하고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교수, 김경율 회계사(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뉴스1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서도 “세월호 참사를 막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진 교수는 “청와대에 최초로 보고 됐을 때, 그 분은 살아 있었다. 대통령한테 보고가 바로 들어갔어야 하지만, 대통령은 주무시고 있었다. 살릴 수 있었지만, 아무 일도 안 했다. 사살됐다는 보고를 받은 상태라면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마땅하지만, 아카펠라 공연을 봤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분노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이렇게 넘기는 걸 보면서 이들이 내세운 명분, 대의가 위선이고 가짜였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도 했다.

진보 시민단체의 ‘정치화’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 인사들이 민주당과 청와대 등 요직에 등용되며 권력 감시와 견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김경율 회계사는 “최근에 벌어진 국정 난맥상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였다면 시민단체들은 촛불 들고 나갔을 테지만 지금은 역성을 들고 있다. 시민사회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정권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가 민주주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선 차라리 망해버리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경애 변호사는 미국의 민주주의 위기를 진단한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합법적인 독재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역시 검찰, 국정원, 선관위 등 중립적 심판기관들을 자기 사람으로 채우고 제도를 바꾸고 해서 경쟁자를 같이 뛸 수 없도록 해 합법적으로 독재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저자들은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이 만든 조국 백서에 대해선 “보편적 설득이 아니라 극렬 지지층의 맹신과 허구의 세계를 유지시켜주기 위한 정치적 기능에서 출간 된 책”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문재인 정부를 지탱하는 40% 콘크리트 지지율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진 교수는 “야당이 구심점이 없어서 중도층이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지 않지만, 확실한 건 계속 떨어질 것이다.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노무현 서거를 공유하는 세대는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보수 야당 역시 전광훈 등 극단주의 세력과 결별 못하는 현실에선 민주당 지지자가 떨어져 나와도 넘어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서민 교수는 “저희 다섯 명이 필요 없는 세상을 꿈꾼다. 시민들 각자 위치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우리가 모이게 된 건, 문재인 정권으로 하여금 비판의 민감성을 갖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도 쓴소리를 이어가겠단 뜻을 분명히 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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