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버들 사이에선 '뒷광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특정 업체로부터 협찬을 받거나 오히려 돈을 받아 놓고도 '내돈내산(내가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라고 강조했던 유튜버들을 믿고 해당 제품을 구매했던 시청자들은 허탈해했다. 이달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적인 제재에 들어가며 잠잠해지긴 했지만 뒷광고 논란 뒤에는 '영상 리뷰'가 갖는 힘이 깔려있다고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는 분석한다.
온라인쇼핑몰, 이커머스 등 비대면 쇼핑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직접 물건을 보고 만지지 못한다. 이 때문에 먼저 구매한 사람의 '상품평' '구매후기' 등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충 쓴 글이라면 소비자들도 스쳐 지나가지만 생생하고 알찬 내용은 구매 전환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오기도 한다. 쇼핑 플랫폼들이 기존의 사진, 글뿐 아니라 동영상을 접목한 '영상 리뷰' 기능을 속속 도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영상 리뷰 관리도 쉽지만은 않다. 본인이 사지도 않고 엉뚱한 제품을 찍어 올리는가 하면 후기와 거리가 먼 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예컨대 반려동물 간식 상품인데 반려동물이 먹는 장면이 아니라 제품만 찍은 영상은 후기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영상 리뷰의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인공지능(AI) 기술력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영상 리뷰를 운영 중인 11번가의 경우도 AI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AI가 24시간 영상을 프레임으로 나눠 영상 속 색상과 형태, 이미지 분석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데 현재는 음란성, 유해성 등을 걸러내는 작업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실구매자만 동영상 리뷰 작성 메뉴를 열어주는 방식으로 실구매자의 영상을 유도한다.
아예 동영상 리뷰 전문 플랫폼 기술도 등장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의 '브이리뷰'는 AI가 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에 해당한다. AI 기반 챗봇(채팅로봇)이 특정 상품 구매자에게 채팅을 보내고 구매자는 원한다면 리뷰 영상을 찍어 채팅방에 남기면 된다. 이런 식으로 AI는 구매자들에게 영상 리뷰 등록을 유도한 뒤 수집한 영상들을 같은 상품별로 묶고, 해당 상품을 파는 쇼핑몰 화면 리뷰 영역에 올려 준다. 이 모든 과정이 AI 기반으로 운영된다.
물론 이는 브이리뷰를 적용한 쇼핑몰과 해당 쇼핑몰 고객들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다. 현재까지 1,600여개 쇼핑몰이 브이리뷰를 도입했고, 영상 리뷰를 위해 AI와 채팅으로 대화한 사람이 500만명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개별 쇼핑몰이 리뷰 업로드 옵션으로 영상을 제시하는 방식보다 리뷰 수집률이 470%가량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 영상 리뷰는 생생한 동영상을 자발적으로 남기게끔 환경을 조성하고 AI로 수집 및 모니터링 관리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가 예상된다. 인덴트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갈수록 동영상의 효과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동영상 리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실제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만 대상으로 하는 방식은 최근 논란이 된 뒷광고 근절을 위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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