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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의 탈당...책임? 아니면 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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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의 탈당...책임? 아니면 면피?

입력
2020.09.24 19:30
수정
2020.09.24 22:5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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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돼 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돼 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당에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참담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선당후사의 자세로 더 이상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 책임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라, 당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이라도 일단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스타 항공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의 부모로서 현 상황의 무게와 이에 대한 제 책임을 통감한다”며 “책임을 피할 생각이 추호도 없고 그렇게 행동해 오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250억원대에 달하는 임금 체불과 600여명의 대규모 정리해고 논란에 무책임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현재 최대주주는 이 의원의 미성년자 아들로, 편법증여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하지만 창업주이면서 대주주 부모이기도 한 이 의원은 적극 나서기보다 자신의 책임이 제한적이라는 점만 연일 강조해 왔다.

때문에 이 의원의 탈당은 사과보다는 ‘면피성’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잠시 당을 떠나겠다. 저에 대한 의혹을 소명하고 되돌아오겠다”며 복당 여지를 남겼다. 이 의원은 1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지만 경영진이 할 일”이라며 “저는 헌납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것은 없다”고 면피성 발언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매각대금 150억원을 깎아줘도, 매각대상 주식이나 매각대금을 헌납하겠다고 발표를 해도 ‘결국 이상직이 문제다’라는 말을 계속 들어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 지도부에도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는 안타깝지만,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이라는 소극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탈당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아직 최고위 차원에서 보고된 적은 없다”면서도 “정책위 차원에서도 이스타항공 사태가 당의 노동정책과 추구해야할 노선과 가치에 어긋난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전 윤리감찰단의 제명 조치가 유력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때문에 이 의원이 이런 당 기류를 감지하고 탈당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 명의의 건설회사에 수천억 원대 공사를 수주한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소속의 박덕흠 의원이 전날 탈당한 것도 이 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 의원의 기자회견 후 입장문을 통해 "이 의원 본인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대처를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으로서 하실 말씀이 적잖게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의원과 이스타 항공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걱정도 크다"고 했다. 민주당도 논평에서 “김홍걸 의원과 이상직 의원의 사례가 당 소속 모든 공직자들에게 자성의 계기가 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 기강을 분명히 확립해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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