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첫 확진 뒤, 39명으로 껑충
정신요양시설로 행동통제 등 어려워 확산
추석 앞두고 이틀 연속 확진자 세 자릿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신요양시설 박애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건물에 대해 코호트 격리(동일 시설 폐쇄)에 들어갔지만, 시설 특성상 병실을 1인 1실로 마련할 수 없는 데다 개인 방역수칙 준수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100명대를 넘어서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역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박애원 집단감염과 관련해 입소자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39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5일 종사자 중 1명이 첫 확진된 뒤 확산세가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자 중 정신 질환 등을 앓고 있는 입소자가 35명으로 가장 많고, 종사자 3명(사회복무요원 1명 포함)과 가족 1명이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이 시설에 대해 15일부터 2주간 코호트 격리 조치를 내리고 입소자 229명, 종사자 44명, 사회복무요원 10명 등 총 283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이 시설 누리관에서 입소자들이 줄줄이 확진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지난 18일 누리관 3층 체육관과 강당을 활용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누리관 입소자를 분산 배치했지만, 집단 감염이 계속 돼 22일 5명에 이어, 이날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코호트 격리 중에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이유에 대해 당국은 △입소자 대부분이 정신질환(조현병) 환자여서 전원(병원 간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고 △1인 1실 격리 시 위험하며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통제가 힘든 점 등을 들고 있다. 곽진 중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정신요양시설이다 보니 (입소자들에 대한) 행동 통제나 감염전파에 대한 통제가 쉽게 이뤄지는 상황이 아니다”며 “가능한 만큼의 통제를 하더라도 입소자들 간 접촉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양시 측은 코호트 격리 조치가 제때 이뤄져 시설 전체로 감염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서울 도봉구 창동 노인요양시설인 예마루데이케어센터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관련 확진자가 15명이나 무더기로 쏟아졌다. 연대 세브란스병원 집단감염도 이날 8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58명으로 뛰었고, 강남구 대우디오빌플러스와 관악구 삼모스포렉스 사우나, 인천 계양구 생명길교회, 포항 세명기독병원 등의 집단감염도 계속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25명이 증가,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요양ㆍ의료시설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2~3월 대구ㆍ경북 유행 때와 같은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원 중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요양시설은 (바이러스)전파에 취약하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이 모여계신 장소”라며 “현재 환자가 많은 수도권 중심으로 취약시설 선제 검사계획을 수립해 지자체와 (실행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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