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4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불평등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내놨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임기가 1년 6개월 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먼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력과 지난 5월 강원 지역 산불 피해 당시 정부 역할을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곧이어 “매년 2,400명씩 죽어가는 산재 노동자들을 위한 나라, 604명 이스타항공 해고자들을 위한 나라, 폭등하는 집값 앞에서 집 걱정 하고 주거불안 시달리는 시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심 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이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국민들 삶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지난 4ㆍ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의 출현으로 엉망이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심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은 미흡하지만 다양성을 열고 비례성을 강화하는 진일보한 성과를 만들어냈다”면서도 “개혁 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된 과정은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제1책임주체인 민주당이 다양성과 비례성을 강화할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영ㆍ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거부를 이유로 잇따른 당원 탈당 사태에 대해선 “당 대표로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입장 대립 갈등보다는 평상시에 당이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데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최근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 후보가 ‘페미니즘과의 결별’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과 관련해서는 “정의당은 진보적 다원주의 정당으로 기본적으로 당내에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페미니즘 내용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심 대표는 2022년 대통령 선거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당 대표직을 잘 물려주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을 아꼈다. 심 대표는 지난해 7월 83%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정의당 대표가 됐다. 1년 만에 조기 퇴임하는 이유에 대해 "그 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며 "책임져야 할 무게도 가볍지 않았다”고 했다. 정의당은 27일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를 갖고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 심 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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