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달 초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공교롭게도 북한 열병식이 예고된 노동당 당건 75주년(10월10일)과 맞물린 시점이라 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 소식통은 23일 "폼페이오 장관이 추석 연휴 뒤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로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동맹국인 한국도 들르는 차원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은 4차 방북을 했던 2018년 10월 이후 2년만이다. 이틀 간 서울 등에 머무르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동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한은 40일 앞으로 다가온 11월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대선 전까지는 북한의 도발 움직임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거나,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할 경우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정치적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대북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해 군사적 도발 움직임을 미리 차단해 두겠다는 게 이번 방한에 깔린 미국 의중으로 분석된다.
같은 흐름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북측과 접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북미 정상회담을 열 수도 있다는 이른바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prise)'의 '복선'이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1박2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고려했을 때 미리 계획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중국 때리기'에 한창인 미국으로선 이번 방한에서 한국에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 달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방한으로 부쩍 가까워진 한중관계를 불편해할 수 있다. 2년만에 이뤄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는 한국이 중국에 기울도록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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