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킹덤' 영예의 1위를 차지했던 그룹 더보이즈가 돌아왔다. '심(心) 스틸러'가 되겠다며 당찬 컴백을 알렸지만, 대중의 반응은 다소 미지근한 모양새다.
더보이즈는 지난 21일 미니 5집 'CHASE(체이스)'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월 발매한 첫 정규 앨범 'REVEAL' 이후 약 7개월 만의 신보다. 이들의 컴백에 여느 때보다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더보이즈가 지난 6월 종영한 엠넷 '로드 투 킹덤'의 우승자라는 점 때문이었다.
실력파 보이그룹 7팀이 매회 다양한 무대로 경연을 펼쳤던 '로드 투 킹덤'에서 더보이즈는 최종 1위를 기록하며 실력을 재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걸그룹 오마이걸이 '퀸덤' 출연 이후 재조명되며 멜론 등 실시간 음원 차트 1위 장기집권, 수록곡 역주행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던 만큼, 지난 2017년 데뷔했지만 음원 성적에서는 좀처럼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더보이즈 역시 이번 출연을 계기로 팬덤을 넘어 대중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증폭됐다.
최종 1위를 달성하며 프로그램이 종영한 뒤 초고속 컴백에 나서지 않은 것 역시 이들의 컴백에 기대가 모인 이유다. 이후 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앨범 준비에 공을 들인 더보이즈는 부담과 설렘을 함께 안고 본격적인 컴백을 알렸다.
컴백 이후 소속사 크래커 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더보이즈가 새 앨범 발매 직후인 21일 오후 7시 벅스 2위, 지니 4위, 멜론 12위에 오르며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라고 알리며 자축했다.
진입 성적으로는 분명 최고 성적을 기록했지만, 뒷심은 약했다. 발매 당일 집중된 팬들의 '스밍(스트리밍)' 화력이 빠르게 사그라들며 각종 실시간 음원차트 순위가 급락한 것이다. 앨범 발매 이후 이틀이 지난 23일 오후 기준 더보이즈의 타이틀곡 'The Stealer(더 스틸러)'는 벅스 84위, 지니 81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으며 멜론 '24Hits' 차트의 경우 차트인 조차 하지 못했다.
사실 더보이즈 측이 '진입 성적' '최고 성적'으로 홍보했던 멜론 순위의 경우, '24Hits' 차트가 신설된 이후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하지 않거나, PC 멜론 플레이어를 사용할 경우에만 확인할 수 있게끔 자취를 감춘 '실시간 차트'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차트 개편 전까지 각 팬덤이 가수의 컴백에 맞춰 '스밍 총공'을 펼치고, 해당 가수가 수록곡 '줄 세우기'에 성공했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던 것을 떠올려볼 때 더보이즈의 멜론 실시간 차트 성적이 갖는 의미를 오롯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개편 이후 더욱 차트인이 어려워졌다는 멜론 '24Hits' 차트는 차치하더라도, 다른 음원 사이트에서도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는 더보이즈의 성적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컴백 쇼케이스 누적 접속자 수 100만여 명, 2억 하트 기록 등 눈에 띄는 성과도 연이어 조명됐지만, 이미 쟁쟁한 성적을 거둔 그룹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보이그룹 시장에서 크게 괄목할 만한 성과라 일컫기는 애매한 수준이다. 음원 성적 역시 '스밍' 수혜없이 일궈냈다고 평가하기엔 어려운 상황 속, 더보이즈가 ‘로드 투 킹덤’ 1위다운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른 듯하다.
'계단식 성장'을 목표로 밝힌 더보이즈에게 이번 앨범 역시 한 계단 성장을 이루는 계기였음엔 분명하다. 하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까지 입증한 이들에게 이제 '한 방'이 필요할 때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실력파 그룹'에서 '대세'로 거듭나기 위해 이들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결국 '대중성 확보'다. 팬덤의 탄탄한 지지를 양분 삼아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음악을 할 때, 비로소 더보이즈는 '진짜 왕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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