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덕에 버틴다" 코로나19 의료진 위로하는 치료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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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덕에 버틴다" 코로나19 의료진 위로하는 치료견들

입력
2020.09.23 13:00
수정
2020.09.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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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치료견 '할리', 의료진에게 큰 힘
코로나19로 격리된 의료진의 우울감과 불안 해소
미국에서도 의료진에게 힐링키트 전달하며 위로

멕시코에서 '국민 치료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할리. 할리(Harley "El Tuerto") 페이스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이들은 의료진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중남미와 미국에서는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의료진이 늘고 있는데, 이들을 위로하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다. 바로 '견공'들이다.

멕시코에서 한쪽 눈의 '할리', 국민 치료견 등극

멕시코 의료진들과 할리. 할리(Harley "El Tuerto") 페이스북 캡처


멕시코에서는 수도 멕시코시티 안팎의 병원 11곳을 방문해 2,000번 넘게 의료진과 교감하는 심리치료견 '할리'(3세∙수컷)가 '국민 치료견'으로 떠올랐다고 멕시코 영문 매체 멕시코뉴스데일리 등이 최근 보도했다.

다양한 색상의 방호복에 노란 장화, 커다란 고글까지 갖춘 주인공 '할리'는 지친 의료진에게 위로를 주고 힘이 되어주고 있다. 할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근황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현재 팔로어만 5,500여명이 넘는다.

할리의 보호자인 임상 신경심리학자 루시아 레데스마는 할리가 어려서부터 차분한 성격에 낯을 안 가리고 사람의 손길을 좋아해 심리치료견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할리는 치료견 훈련을 받았고, 레데스마의 환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해 왔다고 한다.

할리는 1년 전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지만 곧바로 회복해 나머지 한쪽 눈으로 생활하는 데 적응했다.

레데스마는 근무하는 병원에서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의료인들을 할리와 함께 만났다. 할리의 활약이 알려지자 다른 병원들도 도움을 요청했고, 할리는 다른 병원을 직접 찾아가기 시작했다. 지친 의료진은 깜찍한 할리를 보고 앞다퉈 쓰다듬고 사진을 찍는데 감염 위험 탓에 가족과 격리된 채 생활하는 의료인들에게 할리와의 스킨십은 큰 위로가 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할리를 주인공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담아 제작한 웹툰. 할리(Harley"El Tuerto") 페이스북 캡처


할리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도 생겨 멕시코 공무원사회보장복지청(ISSSTE)은 트위터에 '외눈 할리의 세계'라는 만화를 올리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 등을 홍보하고 있다.

미 메릴랜드의 치료견 '로키', '힐링키트' 4,500개 전달

미국에서 의료진들에게 4,500개 이상의 '힐링키트'를 배달한 로트와일러종 로키. 로키(Loki )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미국에서도 미국 중환자실 의료진에게 4,500개 이상 ‘영웅 힐링키트’를 기부한 로트와일러종 치료견 '로키'(2세)가 의료진 사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힐링키트는 로키의 사진과 함께 로션, 피부 보습제, 립밤, 피부 발진 예방용 파우더, 차 등을 담은 작은 꾸러미에 불과하지만, 의료진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메릴랜드대 의대생이자 로키의 보호자인 캐롤라인 벤즐은 지난해 12월부터 로키를 데리고 메릴랜드대 의료센터(UMMC)에서 주 3회 치료 과정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에 가지 못하게 되자 벤즐과 로키는 영상통화로 의료진과 소통해왔다. 그러던 중 오랜 기간 개인보호장비를 입으면 피부가 가렵고 자극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힐링키트를 만든 것이다.

로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로키가 계속 힐링키트를 배달할 수 있도록 자금을 모았고, 덕분에 메릴랜드주(州)에서 시작된 영웅 힐링키트 배달은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8개 주로 확대됐다.

벤즐은 "차에 힐링키트 상자를 싣고, 로키에게 수술복을 입힌 후 차에 태우면, 로키는 들떠서 진정시켜야 할 정도"라며 "로키는 일하러 간다는 데 정말 신나하고 메릴랜드 의료 체계의 한몫을 맡게 된 것에 기뻐한다"고 귀띔했다.

미 콜로라도주의 예비 안내견 '윈'의 위로 돋보여

수잔 라이언이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로즈 메디컬 센터에서 예비 반려견 윈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수잔 라이언(Susan Ryan) 페이스북 캡처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로즈 메디컬 센터에서는 코로나19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곁을 지키는 예비 안내견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윈’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줬다.

미 CNN은 윈이 보호자인 의사 수잔 라이언과 응급실 직원들에게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곁을 지키는 존재만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큰 위안을 줬다고 보도했다. 수잔은 "윈 덕분에 짧은 시간이지만 힘든 일을 잠시 내려놓고 쉬고 있다"며 "이때가 우리 하루 중 가장 행복할 때다"고 설명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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