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청장이 코로나19 위험지역으로 꼽은 강남
대형 3개 빌딩 사무실 통해 집단 감염 잇따라
LG트윈타워ㆍ한국투자증권 건물 등 여의도도 비상
서울 강남과 여의도의 도심 빌딩 숲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다. 여러 사무실과 오피스텔 등이 밀집한 시설을 중심으로 잇따라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방역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집단 감염이 발생한 역삼동 소재 대우디오빌플러스 오피스텔에선 전날 2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이날 누적 확진자가 41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5일 방문자 1명이 처음 확진된 후 이 건물을 중심으로 사무실 종사자 20여 명과 가족 및 지인 20여 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건물에서 확진자는 3층, 9층, 10층, 12층에서 산발적으로 나왔다. 층마다 입주한 업체가 각기 달라 층별 확진자 사이 감염 연결 고리를 찾는 데 방역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17층 규모인 이 건물엔 거주나 사무실 용도로 720여 세대가 입주해 있다. 강남구는 입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검체검사를 진행 중으로, 전날까지 27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지역 소재 신도벤처타워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해 이날까지 총 3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건물에선 9층에 입주한 동훈산업개발에서 지난 15일 직원 1명이 확진된 뒤 동료 직원과 가족 등 26명에 코로나19가 전파됐다. 10층 조광도시개발에선 16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직원 등 4명이 추가 확진됐다.
두 회사는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하는 업체로 파악됐다. 260m² 규모의 공간은 수십 명의 상담 직원이 일하는, 콜센터처럼 꾸려졌다. 역학조사 결과 동훈산업개발에선 일부 직원들이 점심때 도시락을 함께 먹고 책상 칸막이가 기준(90cm)보다 낮게 설치된 사무실에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스크 유통 업체 'K보건산업' 관련 추가 확진자는 전날 서울에서먼 3명이 증가해, 총 환자는 38명으로 늘었다. 역삼동 소재 15층 규모의 빌딩에 입주한 업체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일부 직원과 방문자 등을 통해 지역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도 대형 건물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비상이다.
6,000명이 일하는 여의도 LG그룹 트윈타워에선 LG전자 직원 1명이 지난 18일 첫 확진된 뒤 23일까지 동료 직원 등 4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관 9층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6층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추가로 감염되며 코로나19가 번지는 모양새다. LG전자는 확진 직원이 근무했던 서관 6~9층을 폐쇄했다. 더불어 전 직원의 근무를 25일까지 원격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구 소재 한국투자증권 본사 건물에서도 지난 20일 외부 업체 직원이 처음 확진된 뒤 이날까지 4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5명은 모두 12층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확진자 접촉자 등 154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진행했다. 최초 확진자를 제외하고 양성 4명, 음성 143명이 각각 나왔다. 나머지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강남과 여의도의 대형빌딩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질병관리청과 서울시 등은 확진자가 몰린 '핫스팟' 정보를 토대로 위험시설과 업종을 재분리해 지역 감염 확산에 대응하기로 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강남구엔 오피스텔 등이 많고 입주한 업체를 통해 지속해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뤄져 다른 지역에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시는 강남구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방문판매 업체를 대상으로 방문판매 집합금지 준수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강남지역엔 오피스텔이 상당히 많고 오피스텔에서 방문판매, 다단계, 투자설명회가 다수 있었고, 이들을 통해 집단 발병이 이뤄졌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검사 강화나 방역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도심 대형 빌딩을 통해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서울에선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 40명이 발생했다. 전날 신규 환자 21명보다 2배 커진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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