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 vs. 펩시' 마케팅으로 코카콜라 아성에 도전
냉전 시기 옛 소련에도 펩시 소개
CEO 재임 중 매출 40배로 키워
펩시콜라를 세계 음료시장 정상에 올려놓고 냉전시기 옛 소련에까지 제품을 소개하는 성과를 거둔 도널드 켄들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9세.
1921년 미국 워싱턴주(州) 작은 마을 세큄에서 태어나 목장에서 우유 짜는 일을 했던 켄들은 펩시 공장 생산직으로 입사해 CEO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86년 CEO에서 물러날 때까지 23년간 회사를 이끌며 펩시코 매출을 2억달러에서 76억달러로 40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고인은 1957년 펩시콜라 해외 영업 부문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판매국을 취임 전보다 거의 두 배인 103개국으로 늘렸다. 1963년 CEO로 임명된 후에는 감자칩으로 유명한 프리토레이 인수ㆍ합병을 주도하는 등 음료 회사에서 식품 회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코카콜라와 벌인 ‘콜라 전쟁’으로도 유명하다. 펩시코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고 답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펩시 챌린지'를 알리고 젊은 층을 ‘펩시 세대’로 부르는 등 트렌드를 이끄는 마케팅으로 코카콜라의 독점에 맞섰다.
미국과 옛 소련의 냉전 시기에 펩시콜라가 해빙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러시아에 제품을 소개한 것도 이 시기다. 1959년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국 박람회에 참가하기로 한 켄들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닉슨 전 대통령은 박람회장에서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소련 서기장을 펩시콜라 부스로 안내했다. 흐루쇼프가 펩시콜라를 마시는 사진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펩시의 브랜드 가치는 상승했다. 이후 펩시콜라는 콜라 음료의 선발 주자였던 코카콜라보다 앞선 1972년에 러시아 진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펩시코는 홈페이지에 추모 성명을 띄우고 “켄들은 펩시코의 건축가였다”며 “그는1986년에 은퇴했지만 펩시콜라의 전설적인 리더이자 신뢰할 만한 조언자로 회사에 총 39년간 머물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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