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05명 재양성... 서울시 선제 검사서도 10명 확인
모두 '죽은 바이러스' 검출... "현재까지 확인된 전파사례 없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주민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번 놀랐다.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0일 강남구보건소에서 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 후 생활 치료시설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완치돼 퇴소한 뒤였다.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A씨는 자가격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A씨가 코로나19에 다시 감염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강남구 관계자는 21일 "생활 치료시설에서 나와 다시 검사를 받은 분 중에 가끔 재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대부분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돼 양성이 나온 사례였고, A씨도 같은 경우라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A씨처럼 코로나19에 확진 된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705명에 이른다. 대부분 코로나19 환자가 회복기에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나중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다. 이런 재양성 사례는 서울시가 6월15일부터 9월14일까지 일반인 공개모집을 통해 8,5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선제검사에서도 10명이 확인됐다. 모두 다시 감염된 게 아닌,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됐다.
재양성은 확진자 몸에 남아 있는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PCR(유전자증폭)검사로 노출될 때 주로 나온다. 죽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에서 재양성은 재감염과는 완전히 다르다. 재감염은 완치 후 다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발생한다.
700여명의 재양성자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은 없을까.
감염 및 방역전문가들은 재양성자를 통한 2차 감염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양성자의 바이러스 배양 검사를 실시해 양성이 나온 사례 즉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아직까지 없다"며 "확진 후 호전돼 퇴원한 환자와 접촉해 추가 확진된 사례도 보고된 게 없어 재양성자를 통해 타인 전파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도 "선제검사에서 재양성 판정을 받은 10명 모두 바이러스 배양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접촉자도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감염이다.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다시 감염된다면 재감염자를 고려해 방역의 틀을 바꿔야 한다. 전날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지난 3월에 첫 확진된 서울 거주 20대 여성이 한 달여 동안 격리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다시 확진된,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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