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인 19일, 남북 모두 기념 행사를 열지 않았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안개 속인 한반도 미래의 단면이다.
문 대통령은 19일 페이스북에 612자의 짧은 소회를 남겼다. 지난해 1주년 때 정부 기념식을 열고, 청와대가 공식 메시지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조용한 기념'이다. 지난 6월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관계는 철저히 막혀 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한반도를 선언한 감격이 생생하건만, 시계가 멈췄다"고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합의가 빠르게 이행되지 못한 것은 대내외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비록 멈춰섰지만 평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확인했다. 또 "남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며 '대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침묵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무시했다. 2년 전 북한 매체들이 합의 내용을 북한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의도한 침묵'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합의가 교착돼 북한 경제가 고립된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선전할 소재가 없는 탓이다. 다만 북한은 20일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한ㆍ미 외교 당국 국장급 실무협의체인 '동맹대화' 신설에 대해서만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하지만, '남북의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할 새로운 제안을 발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어떤 획기적 카드를 내도 북한이 당장 호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선은 온통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모든 역량을 코로나19와 수해 피해 극복에 쏟고 있다"며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국내외 정세 변화를 관망하면서 북중ㆍ북러 교류협력 확대 등 북한 나름의 대외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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