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깎아달라" 2개월·3세 아이 숨지게 한 두 아빠 항소심 기각

법원 "비극적 폭력 맞서지 못한 채 짧은 생 마감...중형 불가피"

게티이미지뱅크

생후 2개월에 불과한 젖먹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와 이혼 후 혼자 기르던 3세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30대 아버지가 1심의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대전지법 형사1부(부장 이준명)는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받은 A(25)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4시 30분쯤 대전 유성구 자신의 집에서 아들 B(당시 만 3세)군을 목 졸라 정신을 잃게 했다. B군은 친모 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인 2020년 새해 첫 날 결국 짧은 생을 마감했다.

A씨는 아내와 이혼한 뒤 혼자 B군을 키웠으며, 평소 학대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아이 생살여탈권을 가진 것처럼 오만하게 범행한 죄책이 무겁다”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전처에 대한 원망을 표출하며 친아들을 살해한 만큼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아버지를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을 텐데 비극적 폭력에 맞서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던 만큼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C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C씨는 지난해 10월쯤 대전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정도 된 자신의 아이를 침대 위로 던지고 뒤통수를 손으로 때렸다. 또 이마를 휴대전화로 내리치거나 얼굴을 미니선풍기로 때려 결국 아이를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아이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5개월 간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삶을 이어가다 결국 지난 3월 오전 경막하출혈 등으로 숨졌다.

C씨는 경찰조사에서 “달래줘도 계속 아이가 울어 욱하는 마음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아동을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라도록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 채 태어난 지 불과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상대로 그리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고, C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결국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속적인 학대는 아니고, 친모의 갑작스러운 결별 통지로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보호와 돌봄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어리고 연약한 아이였다”며 “친아버지의 학대로 피해 아동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만큼 그 죄책이 무겁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