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레전드 포수 박경완 대행의 마법... SK 흑역사 지워간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레전드 포수 박경완 대행의 마법... SK 흑역사 지워간다

입력
2020.09.17 14:32
22면
0 0
박경완 SK 감독대행. 연합뉴스

박경완 SK 감독대행. 연합뉴스

불과 열흘 전 SK의 분위기는 참담했다. 성적 부진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문제로 염경엽 SK 감독이 이번 시즌 잔여 경기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팀은 2000년 창단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감독대행으로 난파선처럼 헤매고 있는 9위 SK를 다시 지휘하게 된 박경완(48) 수석코치는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 감독대행은 “연패, 최저 승률, 꼴찌 다툼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언론에서 100패 얘기가 나올 때는 가슴이 미어진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1위 경쟁을 했던 팀의 급추락에 1990년대 초반 하위권에서 전전긍긍했던 쌍방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염 감독이 6월 25일 두산전에서 쓰러졌을 당시 한동안 수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박 감독대행은 어떻게든 팀이 최악으로 가는 상황을 막고자 했다. 지는 법에 익숙해진 선수단에도 “첫 번째 나 자신을 위해, 두 번째 동료들을 위해, 세 번째 SK 전체 구성원을 위해, 마지막으로 가족과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고 독려했다.

박 감독대행의 의지와 한국 야구 레전드 포수이자, SK의 유일한 영구결번(26번) 선수 출신인 선배의 한 마디에 SK는 칠흑 같은 어둠에서 조금씩 빛을 찾기 시작했다. 감독대행으로 첫 2경기에서 패해 팀 창단 최다인 11연패와 타이를 이뤘지만 이후 6연승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지난 10~11일 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화와 2연전을 쓸어 담은 뒤 갈 길 바쁜 5강 경쟁 팀 롯데, KIA와 4연전도 싹쓸이 했다.

박 감독대행 체제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끈기가 생겼다는 점이다. 예전 같으면 경기 초중반까지 끌려가면 그대로 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뒷심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SK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투수 서진용은 “요즘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감독대행 초반 염 감독의 틀 안에서 경기 운영을 했지만 이젠 자신의 색깔을 뚜렷이 드러낸다. 경기 중 작전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투수 교체도 빠르게 가져간다. 모든 결과가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팀은 분명히 활기가 돌았다. 또 몸이 안 좋거나 부진한 주축 타자를 과감히 제외하고 신예를 투입하며 내년 시즌 미래까지 그리고 있다.

박 감독대행의 성적은 16일 현재 62경기 26승1무35패, 승률 0.426다. 염 감독 시절의 48경기 12승36패, 승률 0.250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SK의 시즌 성적 역시 38승1무71패, 승률 0.349로 2000년 팀 역대 최저 승률(0.338ㆍ44승3무86패)을 넘어섰다. 또 꼴찌 한화와 격차도 6.5경기 차로 크게 벌어졌다. SK의 흑역사를 지워가고 있는 박 감독대행은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했다”며 “선수단에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김지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