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윤종규 3기 체제’가 사실상 확정됐다. KB금융 회장의 3연임은 2008년 지주 출범 이후 처음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4명의 후보자(윤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이동철 KB카드 대표,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를 심층 인터뷰한 뒤 윤 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2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으면 2023년 11월까지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국내 금융지주에서 회장이 3연임을 한 것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에 이어 네 번째다.
윤 회장은 지난달 차기 회장 선정절차가 시작되면서부터 일찌감치 연임이 점쳐졌다. 2014년 취임 후 'KB사태(지주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로 내홍을 겪던 조직을 빠르게 안정 시키고, 당기순이익과 시가총액 등에서 '리딩금융지주' 지위를 탈환했기 때문이다.
2014년 말 308조원이던 KB금융 자산은 올해 6월말 578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분기 순이익이 9,8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했다. 다른 금융지주가 사모펀드 사고로 몸살을 앓은 반면, KB금융은 무풍지대였다는 점도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까지 굵직한 금융회사를 인수하며 은행 비중이 높던 KB금융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회추위 역시 이 같은 점을 높이 샀다. 선우석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으로 자리매김시켰다”며 “코로나19처럼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윤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고졸 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금융사 수장에 오른 그는 금융권의 대표적 ‘고졸 신화’로 통한다. 광주상고를 나온 그는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성균관대 경영학과(야간)를 졸업했다. 1981년 행정고시 2차까지 합격했지만 학내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최종 임용에서 탈락했다. 이후 회계사의 길을 걷다 2002년 재무전략본부 본부장으로 국민은행과 인연을 맺었고, 2014년 11월부터 KB금융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앞으로 윤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2016년부터 이어진 노사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KB금융 노조는 연임 때에 이어 이번에도 3연임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윤 회장의 성과주의로 업무 강도가 세졌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밖에 언택트(비대면) 가속화와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확대 분위기 속에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점,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금융지원 방침에 발맞추면서도 안정된 실적을 유지하는 점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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