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화장품 매장 "9명 일하던 매장서 달랑 2명 일해"
생산유발액 13.2조원, 부가가치유발액 6.1조원 감소
한경연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변경해 실효성 높여야"
"코로나 이전엔 9명이 일했던 매장에 지금은 달랑 2명만 남았어요."
서울 명동의 한 프랜차이즈 화장품 매장 관계자가 전한 요즘 가게 분위기는 말 그대로 개점휴업에 가까웠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장 방문객도 90% 이상 줄었다. 상황이 어렵기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홍대처럼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많던 지역의 화장품·의류·식료품 매장들은 직원을 절반 이상 줄인 곳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12만개의 관광업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2018년 산업연관표 및 월별 한국관광통계를 활용, 올해 3~6월 외국인관광객 수 감소에 따른 취업유발인원 감소분을 산출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올해 3~6월 4개월간 외국인 관광객은 5만2,487명으로 전년 동기 510만5,686명 대비 99% 급감했다. 이에 따른 국내 관광업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효과를 분석한 결과 취업유발인원은 11만9,000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업에서 6만9명이 감소해 가장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숙박서비스업(2만5,805명), 음식점 및 주점(2만2,782명) 등도 일자리 감소 규모가 컸다.
또 국내 관광산업의 생산 및 부가가치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3~6월 국내 관광업 생산유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6조1,000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생산유발액과 부가가치유발액이란 예를 들어 소비자가 맥주 1캔을 구입하면 맥주와 함께 캔, 보리 등 재료의 생산이나 부가가치도 유발하는 효과를 말한다.
업계는 고사 상태에 처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과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코로나19 위기 진정 시 까지'로 조건부 무기한 적용해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호텔처럼 숙박업·면세업 등 사업부에 따라 업종이 다른 경우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법인 단위가 아닌 사업장 단위로 한시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은 당면한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업계 현실에 맞지 않는 요건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돼 기업의 고용유지 여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만큼 고용유지지원금의 실효성을 높이고 산업활력을 부여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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