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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겨냥 '헤이트 스피치'한 日 우익인사 항소심서 또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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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겨냥 '헤이트 스피치'한 日 우익인사 항소심서 또 벌금형

입력
2020.09.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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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고등법원, 명예훼손혐의로 벌금 50만엔 선고
"공익목적 여부에 대해선 1심과 달리 판단 없어"
민변, 판결 전 日사법부에 "엄중한 처벌" 요구하기도

12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역 앞에서 헤이트 스피치 단체가 집회를 열고 있다. 가와사키=김회경 특파원

12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역 앞에서 헤이트 스피치 단체가 집회를 열고 있다. 가와사키=김회경 특파원


재일조선학교를 겨냥해 증오 연설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인 우익 인사가 2심에서도 가벼운 처벌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받았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오사카고등법원은 14일 '헤이트 스피치'(특정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로 조선학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재일(在日)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전 간부 니시무라 히토시(西村齊·51)에게 벌금 50만엔(약 5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하고 피고 측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니시무라는 "납치 사건에 관한 계몽 활동의 하나였고 공익 목적이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니시무라는 2017년 4월 23일 교토(京都)시의 교토조선제1초급학교가 있던 부지 인근 공원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이 조선학교가 일본인을 납치했다", "교장은 국제지명수배돼 있다"고 반복해 외치고,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조선학교법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을 맡았던 교토지법은 지난해 11월 판결에서 니시무라 씨의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벌금 50만엔을 선고했다.

다만 일본인 납치에 관한 발언에 대해선 공공성이 큰 사안에 관한 표현이고, 공익을 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검찰의 징역 1년6월 구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선학교 측과 법률 대리인은 당시 "헤이트 스피치에 공익 목적이 있다고 단언한 최악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니시무라가 했던 헤이트 스피치 내용의 공익 목적 여부에 대해서는 1심 판결과 다르게 아무런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니시무라 씨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최고재판소(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니시무라는 2009년에도 교토 조선학교 인근에서 혐한 시위를 했다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로 기소돼 2011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판결 전 "엄중한 처벌" 요구하기도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판결을 앞둔 11일 성명을 내고 일본 사법부에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니시무라가) 조선학교에 대해 일본인을 납치했다는 허위 사실을 의도적으로 광범위하게 유포한 것은 증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표현"이라며 "가해자의 이 사건 혐오 표현은 국제인권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변은 또 "1심 판결이 가해자의 '차별 선동'을 공익을 목적으로 한 표현 행위라 파악하고, 이를 양형 참작 사유로 인정했다"며 "국제인권법이 차별 선동을 금지한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자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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