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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목격자 "음주운전 가해자 일행, 경찰에 도리어 당당… 너무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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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목격자 "음주운전 가해자 일행, 경찰에 도리어 당당… 너무 화났다"

입력
2020.09.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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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A씨 "가해자들, 끝까지 차밖으로 안나와"
"완전히 만취, 동승자는 도리어 경찰에 당당한 태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 촉구 국민청원에 55만여명 동의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 사고 운전자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5만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했다.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 사고 운전자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5만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했다.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의 구속 여부가 14일 결정되는 가운데 해당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이자 신고자가 피해자 지인에게 당시 상황을 전달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공개된 녹취록에서 목격자 A씨는 사고 목격부터 신고 과정, 운전자와 대화 내용 등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A씨는 "12시가 넘었던 시각, 운전하는 동생이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하자마자 119에 전화를 했다"며 "차에서 나와 보니까 고인께서 4차선 중앙에 엎드려 계셨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동생이 112에 신고를 했더니 우리가 최초 신고자라고 했다"며 "처음에는 사고 현장에서 벤츠 차량을 보고 뒷부분이 멀쩡해 목격자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런데 주변에 번호판 같은 게 날아가 있어 순간 사고 차량인가 싶어 차를 보러 갔다"며 "사람이 안 나오니까 운전자들도 다친 줄 알았는데 동승자석에 있던 남성이 창문을 내리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완전히 만취가 된 상태에서 곧 시비 걸 것처럼 쳐다봤다"며 "안쪽 여자도 취해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그 사이 뒤 따르던 일행들이 2차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려고 중앙 차선에서 차량 지도를 했다"며 "그 와중에도 운전자와 동승자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구급대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며 "(피해자가) 비오는 날 쓰러져 계시니 환장할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당시 운전자가 횡설수설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자가 비틀거리면서 나와 술에 취한 목소리로 발음도 꼬인 채 역주행한 분이 누구냐고 물어보더라"며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분이랑 무슨 관계냐며 고인을 가리키며 물었다"며 "너무 열 받아서 아무 관계도 아닌데 저 사람 쓰러진 것 안 보이냐고 되물었다"고도 했다.

A씨는 "(가해자들이) 진짜 정말 미쳤구나 생각했다"며 "그러던 중 운전자는 도착한 경찰에게 대리를 부르려고 했는데 대리가 안 와서라고 이야기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우리 일행 중에 벤츠 동승자가 변호사에게 전화하는 걸 들었다"며 "(벤츠 동승자가) 경찰한테 약간 좀 자기가 잘못을 했는데라고 말하면서도 도리어 당당하더라. 경찰에게 당당하게 할 정도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었던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A씨는 "주변이 정리가 된 이후에도 심장이 벌렁거려 계속 서 있었다"며 "그 사람들에게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한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사 혐의를 받는 운전자 B(33)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날 오후 2시30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사고 당시 B씨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넘은 혈중 알코올농도 0.1% 이상이었으며, 중앙선을 침범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은 B씨에게 음주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동승자 C(47)씨를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고 희생자의 딸이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으며, 55만여명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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