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민 화합을 위해 추진 중인 통합청사 조성을 놓고 또다시 주민간 분열이 시작됐다. 시의회에서 통합청사 조성을 위한 별관 증축 방안 처리를 앞두고 각계 기관단체와 정치인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여수시는 392억원을 들여 학동 본청사 뒤 주차장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200㎡ 규모의 별관 증축을 추진 중이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이같은 내용의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시의회에 제출했고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설계에 착수해 2023년 완공할 계획이다.
여수시 본청사는 1998년 여수시ㆍ여천시ㆍ여천군이 여수시로 통합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 행정구역은 하나로 통합됐지만 청사는 여서동 제2청사와 문수동 제3청사 등 7곳에 분산돼 업무를 보면서 불편이 큰 실정이다. 통합 당시 3개의 청사를 1청사로 일원화하기로 했으나 정치적 이해관계와 소지역주의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도 2ㆍ3청사가 있는 여서ㆍ문수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3여(麗)통합 이전에 여수시 청사로 사용했던 여수해양수산청 건물을 매입해 2청사를 복원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여수갑)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여서ㆍ문수지구의 활성화를 위해 2청사 복원을 공약으로 냈고 일부 시의원들도 2청사의 기능을 회복하자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서ㆍ문수지구 일부와 통합청사 반대 주민들은 이날 시의회에 모여 2청사 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수시는 행정 효율과 주민 통합을 위해 별관 증축을 서둘러야한다는 입장이다. 시민들도 찬성 여론이 높다. 지난 4월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여수시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1,0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청사 통합을 위한 별관 증축에 67%가 찬성했고 반대는 33%로 나타났다.
여수시청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3여 통합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했다. 공무원노조는 "3여 통합은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로 이룬 성과지만 통합청사는 22년이 지난 지금 정치적 이해관계로 퇴색돼 지역 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청사는 뿔뿔이 흩어져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다.
여수시는 여서ㆍ문수지구 주민들을 위해 2023년까지 600억여원을 투입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문수청사에는 전남시청자미디어센터와 청년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고 테크니션스쿨, 행복교육지원센터를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여서동 시의회 청사 테니스장 부지에는 중부보건지소, 민원출장소, 차량등록사업소를 존치시켜 2청사 기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청사 복원보다는 여러 곳에 흩어진 청사를 한 곳에 통합하는 것이 행정의 효율을 높이고 주민의 편익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시민의 뜻을 한데 모아 지역주민의 숙원인 통합청사가 시급히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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