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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조선소, 친환경과 디지털이 이끈다

입력
2020.09.15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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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건조한 LNG 추진 컨테이너선. 현대삼호중 제공

국내 최초로 건조한 LNG 추진 컨테이너선. 현대삼호중 제공


역사를 돌이켜 보면 시장 변화를 감지한 후발국가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면서 세계 조선산업의 패권을 이끌어 왔다. 영국은 리벳 공법을, 일본은 용접 공법을, 우리나라는 선박의 대형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세계 조선산업의 선두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국과 일본은 기술 변화와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조선산업을 지속ㆍ주도적으로 영위해 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할 때이며 그 답은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미래형 조선소에 있다.

세계 조선산업은 석유에서 LNG와 같은 친환경 연료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세계 모든 해역을 지나는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했으며, 이와 같은 환경 규제로 친환경선박의 수요가 증가되고 있다. 특히 선박용 중유와 LNG를 번갈아가며 쓸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선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최적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LNG 이중연료 추진선의 건조 실적이 꾸준하고, 최근 세계 최초 대형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을 건조하여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LNG 이중연료 추진 선박 시장은 경쟁국 간 치열함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조선산업은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신개념 선박 시장을 열어가며 장기적으로는 전기ㆍ암모니아 등 새로운 추진 시스템에 대한 선도적 입지를 다져야 한다.

4차산업혁명을 맞는 기업은 고도로 발전한 IT 기술을 제조업에 접목,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산업도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한 조선소로 변신하며 공정ㆍ물류의 고도화를 통한 낭비 없고 안전한 현장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국 대비 제조원가 우위가 달성되면 국내 조선산업은 지속ㆍ주도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대형 조선소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최신 ICT 기술을 중소 협력업체에 공유하고 전파해야만 진정한 디지털 전환의 성과가 나타난다.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통한 상생의 원칙이 4차산업의 실행과 성공에 매우 중요한 인자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의 침체로 조선산업도 불황을 겪고 있다. 과거 영국은 1920~30년대 2차례, 일본은 2차에 걸친 오일쇼크로 장기간 불황을 겪었다. 어려운 시절, 두 나라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았음에도 현상 유지 전략을 펼쳤고, 기술 개발에 소홀했다. 국내 조선산업은 이 같은 역사적 사례를 반면교사로 혁신 생산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조선소 육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형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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