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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갑차 추돌사고, 부모 잃었는데 수리비 7,000만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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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군 장갑차 추돌사고, 부모 잃었는데 수리비 7,000만원까지?

입력
2020.09.14 04:30
수정
2020.09.14 09: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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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 "부모 잃은 자녀들에 수리비 청구만큼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대진연 관계자들이 미군장갑차 추돌 사망 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대진연 관계자들이 미군장갑차 추돌 사망 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SUV(맥스크루즈)와 미군 장갑차 추돌 사망 사고와 관련, 거액의 장갑차 수리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를 놓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주민들은 부모를 잃은 운전자 자녀들이 수리비까지 물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13일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시설 범시민 대책위원회(범대위)’ 등에 따르면 SUV 운전자의 자녀들이 부모를 잃은 슬픔에 더해 장갑차 수리비 부담을 우려해 시름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의 자녀는 평범한 20~30대 학생과 직장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미군이 가해 차량이라는 이유로 운전자 유족에게 수리비용을 청구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아 걱정스럽다”며 “수리비가 7,000만원을 넘을 것이란 이야기도 있는데, 평범한 아이들에겐 가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군 장갑차 추돌 사고 현장.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미군 장갑차 추돌 사고 현장.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음주운전으로 확인될 경우 SUV차량 운전자 측이 사고 처리 비용을 물게 될 가능성이 크다.

범대위는 이중의 고통을 겪을지도 모를 이들 자녀를 돕기 위해 고심 중이다. 먼저 조만간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미군 측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꺼낼 방침이다. 범대위 관계자는 “사고가 난 미군 장갑차도 호위차량 동반 등의 운행 관련 안전 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만큼 사고 책임이 있다”며 “부모를 잃은 자녀들에게 수리비 청구만큼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미군 측은 장갑차 수리비 처리 방침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밤 9시 30분쯤 포천 미8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사격장) 인근 영로대교에서 SUV차량이 앞서가던 미군 장갑차의 뒷부분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SUV 차량에 타고 있던 50대 부부 4명이 숨졌다. 장갑차도 궤도와 바퀴가 떨어져 나가고 일부가 파손됐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과 과속 운행이 거론되는 가운데, 장갑차의 호위차량 동반, 후미등 등의 안전운행 조치위반도 드러나 또 다른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안전 규정을 위반한 미군의 책임도 크다"며 미군에 책임자 처벌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대학생겨레하나, 서울청년진보당 대학생위원회 등도 연일 시위를 열고 미군 측에 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SUV 차량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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