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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멋져요" "축하" 채팅창 북적이는 '언택트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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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멋져요" "축하" 채팅창 북적이는 '언택트 결혼식'

입력
2020.09.13 15:56
수정
2020.09.13 1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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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줌으로 생중계... 축의금 계좌이체, 청첩장 QR코드 발행 등 결혼 문화도 변화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모처에서 결혼한 문서윤씨 부부의 결혼식 생중계 모습.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채팅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문씨 제공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모처에서 결혼한 문서윤씨 부부의 결혼식 생중계 모습.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채팅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문씨 제공

"오프라인 예식만 진행됐다면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 해외의 지인까지 휴대폰 화면을 통해 축하 인사를 보내주셨어요. 인생에선 다시 없을 경험을 한거죠."

지난 5일 오후 6시, 하객 수십명이 온라인 청첩장 링크를 타고 한 유튜브 계정으로 몰려 들었다. '결혼식이 곧 시작된다'는 안내 문구에 이어 문서윤(33), 차혁(35) 부부의 결혼식장이 휴대폰 화면을 통해 비춰졌다. 문씨 부부가 직접 기획한 웹툰 영상과 혼주, 부부의 입장 모습 등 40여분 간의 예식이 생생하게 이어졌다. 온라인 하객들은 '아름답다' '축하한다'는 채팅으로 결혼식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을 대신했다. 문씨 부부는 서울 동작구 모처에서 가족들끼리 조촐하게 오프라인 결혼식을 치렀지만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디지털 공간에서는 하객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결혼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예식장 내 출입 가능 인원이 축소되면서 시작된 문화지만, 신혼부부와 하객 사이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보편화되는 추세다.

13일 웨딩업계 등에 따르면 다수 온라인 중계 업체들의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주말까지의 예약 문의가 빗발치는 상태다. 한 온라인 중계업체 대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생중계 문의가 많지 않았는데 8월 말 이후로는 매일 30건까지 문의 연락이 온다"며 "대부분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완화돼도 코로나19 재확산이 불안해서 미리 소수만 초대하고 중계를 하겠다는 예비 부부들"이라고 말했다.

문씨 부부의 한산했던 오프라인 예식장과 달리 온라인 화면에서는 하객들의 채팅으로 북적였다. 중계를 위해 100만원 가량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지만, 식장 초대 인원이 줄어 식대 등이 절감됐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고 한다. 문씨는 "원래였다면 바글바글해야 하는 연회장이 다소 썰렁했지만 편찮으신 친척들을 포함해 많은 하객들이 온라인 상에서 함께할 수 있어 되레 좋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결혼식 보편화로, 그간 금기시 되던 축의금 계좌이체나 답례품 택배 배송 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씨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결혼식 보편화로, 그간 금기시 되던 축의금 계좌이체나 답례품 택배 배송 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씨 제공

코로나19로 영상 송출 및 화상 채팅이 활성화 된만큼 부부가 직접 결혼식을 중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말 결혼식을 계획했다가 연기한 후 지난 6일 경기 양평 모처에서 소규모 결혼식을 치른 유은혁(37)씨는 "양가 가족 20여명만 모여 소규모 야외 웨딩을 진행하면서, 노트북으로 화상채팅 플랫폼인 '줌(Zoom)'을 켜 친한 친구들 10여명과 현장 상황을 공유했다"며 "회사의 재택근무 방침으로 화상회의 진행하는 법을 알게된 것을 계기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친구들과의 결혼식 기념 사진도 생중계 화면 캡처 방식으로 촬영해 보관 중이다.

온라인 결혼식 보편화를 통해 전반적인 결혼 문화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금기시됐던 축의금 계좌이체나 답례품 택배 배송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가 하면, 청첩장을 수백장 준비하는 대신 생중계 링크를 담은 QR코드만 발행하는 등 디지털화하고 있다. 지난 5일 유튜브로 온라인 결혼식을 치른 이희(29)씨는 "결혼 전 식사 대접이나 결혼 당일 식대, 청첩장 등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줄었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도 외국처럼 가족 위주의 거품 없는 결혼이 유행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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