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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많으면 등교, 유색인종은 온라인수업"

입력
2020.09.13 10:16
수정
2020.09.13 10:5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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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ㆍ트럼프가 갈라놓은 美 교육
코로나 영향 온라인 선택 62%... 등교 19%
트럼프 지지 지역, 백인 다수면 등교 많아
디지털 격차ㆍ소득따라 교육 양극화 심화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파인그로브 지역 고교 정문 앞에서 개학 첫 날 등교하고 있다. 파인그로브=AP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파인그로브 지역 고교 정문 앞에서 개학 첫 날 등교하고 있다. 파인그로브=AP

“우리 지역 인터넷 서비스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일부 교직원과 학생들의 원격 수업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접속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개별학습으로 전환하세요.”

1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버지니아주(州) 패어팩스카운티교육청 관내 학부모 휴대폰으로 이런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2020ㆍ2021학년도 새 학기 수업이 시작된 지 나흘만이었다. 온라인 접속 장애는 1시간여 만에 해소됐다. 하지만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일주일에 나흘씩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온라인 수업이 과연 제대로 이어질지, 교실수업만큼 교육 효과는 있을지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전 세계 정부의 고민 중 하나는 학교 교육이다. 특히 미국에선 부의 불평등에 따른 디지털 격차와 인종, 정치 이슈까지 겹쳐 복잡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지난 봄 이후 교실 수업을 대부분 중단했다. 처음 겪는 상황에 교육 과정 전반이 엉클어졌다. 가을 개학 전에도 온라인과 교실 대면 수업 방식 선택을 두고 한동안 혼란이 계속됐다.

지난달 중순 이후 각 주와 교육청 별로 개학은 했지만 여전히 어수선한 상황이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학생 중 19%만 매일 등교 수업을 받는다. 62%는 온라인 수업이고, 18%는 두 방식을 섞었다. 온라인 수업 첫 날 기술 문제가 발생했던 곳은 텍사스, 아이다호, 캔사스, 노스캐롤라이나, 워싱턴주 등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보도되지 않은 온라인 수업 불편 사례도 수두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노리스타운 지역 고교 학생인 케이티 그리핀이 3일 자신의 집에서 온라인 수업 방식으로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있다. 노리스타운=AP 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노리스타운 지역 고교 학생인 케이티 그리핀이 3일 자신의 집에서 온라인 수업 방식으로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있다. 노리스타운=AP 연합뉴스

수업 방식 선택에선 인종별 차이도 컸다. AP는 학생 중 다수가 백인인 학군이 유색인종이 다수인 학군보다 등교 수업을 택한 비율이 3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특히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득표가 많았던 지역의 등교 수업 비율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높았다. 정치적 이유가 작용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등교 방식을 지지한다. 통신은 또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흑인과 라틴계 공동체의 경우 감염을 우려하며 등교 수업을 더 꺼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불평등 해소도 해묵은 숙제다. 예산이 풍부한 교육청은 학생들에게 노트북과 인터넷 설치를 지원하지만 교육 여건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에스뉴스앤월드리포트는 2019년 10월 조사에서 미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 등 평가 점수가 지난 10년 사이 계속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력도 부익부빈익빈이 될 수밖에 없다.

악시오스는 “미국은 거대한 온라인학습 시험장이 됐다”며 “교육자와 학부모들은 여러 문제가 해결되고 줄어들기를 희망하지만, 코로나19의 모든 문제가 그렇듯 가장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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