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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 후폭풍ㆍ요양시설 무더기 확진... 방역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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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 후폭풍ㆍ요양시설 무더기 확진... 방역 '빨간불'

입력
2020.09.11 17:00
수정
2020.09.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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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병원 관련 환자 23명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 입구에 출입 통제선이 쳐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 입구에 출입 통제선이 쳐 있다. 연합뉴스


전국 5대 대형 병원으로 손꼽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사흘 동안 20명 넘게 발생했다. 코로나19 방역 최후의 보루인 의료시설 등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감염병 위험군인 고령 환자가 증가하면서 방역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서울시와 서대문구에 따르면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선 지난 9일 영양팀 배식원 1명과 재활병원 근무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0~11일 이틀에 걸쳐 환자, 보호자, 의료진, 환경 관리 근무자 등 21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발열과 인후통에도 영양팀 확진자 일부 출근"

병원 집단 감염은 본관 2층에서 일하는 영양팀과 본관과 다른 건물에 있는 재활병동 7층에서 주로 이뤄졌다.

시는 영양팀에서 재활병동으로 감염병이 전파된 것에 무게를 두고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유미 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영양팀 확진자가 재활병원에 배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양팀 일부 확진자는 발열과 인후통 증상이 있음에도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유사 증상에도 병원에 출근한 사실이 확인되자 시는 병원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 조사에 나섰다. 환자의 음식을 관리하는 영양팀에서 확진자가 나와 병원은 관련 근무자를 전원 교체해 환자에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영양팀에선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다음날인 10일 동료 직원 등 9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으며 연쇄 감염이 이뤄졌다. 시는 확진자가 계속 나온다면 영양팀이 근무하는 본관 폐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하루 평균 외래 환자수가 1만 명에, 입원 환자가 2,000여명에 이른다. 환자 보호자 등 이동 인구가 많아 감염 확산 우려가 적지 않은 곳이다.

재활병원 7층 이어 8층서도 환자 발생... 2~3차 감염 우려 커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재활 병원 방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존엔 재활 병원 7층에서만 환자가 나왔지만, 8층에서도 이날 추가 환자가 확인됐다. 병원 내 2~3차 감염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박 시민건강국장은 "새로 확진된 환자 보호자가 앞서 확진자가 나온 재활병동과 다른 병동에서 발생해 감염 연결 고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병원은 코호트(동일집단)격리됐고, 환자 이동은 금지됐다. 재활병원에서의 외래 진료도 중단됐다.

병원 확진자가 늘자 방역 당국은 검체 검사 대상자를 전날 127명에서 이날 687명으로 확대했다. 확진자 23명을 제외하고 181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시는 병원과 협의해 확진자 심층 역학 조사를 진행해 감염 확산을 막고,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 입원 환자 치료 계획 및 원내 재배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11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응급의료센터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폐쇄돼 있다. 춘천=연합뉴스

11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응급의료센터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폐쇄돼 있다. 춘천=연합뉴스


전국 요양병원서 확진자 속출

신촌세브란스병원 외 다른 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선 지난 7일까지 11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10일 산모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강원대병원에선 지난 10일 응급실을 찾은 A(88)씨가 발열 등의 증상을 보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전 확진됐다. 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하고, A씨와 접촉한 의료진도 자가격리 조치했다.

병원 뿐 아니라 요양병원 등에서도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이천시 주간보호센터에선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0일 입소자와 가족, 직원 등 13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충남 금산군 섬김요양원에선 총 9명의 환자가, 인천 계양구 새봄요양병원에선 4명의 환자가 각각 발생했다. 감염병 취약 시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은 위ㆍ중증 환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방역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흘간 60세 이상 확진자 40% 이상... 인천 등 6개 지역 중증환자 병상 '0'개

감염병 취약 시설 집단 감염에 이어 고령 환자 증가도 방역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사흘간 신규 환자 중 감염병 위험군인 60세 이상 환자 비율은 40%를 웃돌았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달 간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34%였다.

고령 환자가 늘면서 위ㆍ중증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위ㆍ중증환자수는 175명으로, 전날보다 6명이 많아졌다. 후폭풍은 병상 부족으로 이어졌다. 인천ㆍ광주ㆍ대전ㆍ강원ㆍ전북ㆍ경북 등 6개 지역에선 즉시 입원 가능한 중증환자 병상이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엔 단 두 개밖에 남지 않았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161명으로, 9일째 100명대를 유지했다. 감염병 위험도를 낮추려면 감염병 취약 시설 감염 및 고령 환자 발생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데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검토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해 감염 양상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주말까지 확진자 규모가 크게 떨어질 것 같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강화하지 않으면 확산세가 오래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승준 기자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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