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생명권 말하면서 왜 여성들 생명에는 무심한가"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여성 자살률이 늘어난 현상 등을 지적했다.
서 검사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낙태죄 논의때마다 존치론자의 만능 키워드는 '태아도 생명이다'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그렇지 않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범죄는 별론으로,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은 언제나 슬프고 아프다"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그러면서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생명권은 지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이들이 어찌 이미 태어난 여성들의 생명에 대해서는 이다지도 무심한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올해 여성 자살률이 지난해 대비 3월 17.3%, 4월 17.9%, 6월 13.6% 증가했고, 이 중 2030 여성의 자살률이 현저히 증가했으며, 2019년 여성의 자살 시도는 1만2,899명으로 남성의 8,646명보다 현저히 많다"며 "20대 남성들의 지지율은 너무나도 소중한 이들이 어찌 여성들의 생명에는 이다지도 소홀한가"라고 꼬집었다.
서 검사는 또 "강력범죄 중 성범죄 비율은 91%다. 이 정도면 국가 최대 과제가 성범죄 예방 및 엄중 처벌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코로나19로 왜 여성들의 자살률이 급증했는지 원인과 대책은 누가 고민하고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비판했다.
서 검사는 전날 한 언론사가 방영한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생전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관한 글을 공유하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또다시 20대 남성 지지율 운운하는 뉴스들과 태아도 생명체 운운하는 글들과 설리의 눈부신 얼굴을 보니 위에 가득한 쓰라린 신물이 눈으로 넘쳐나오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서 검사는 2018년 1월 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의 기폭제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월 법무부 인사에서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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