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해안 대형산불 85여 건 동시다발
샌프란시스코 한낮에도 어두컴컴, 붉은 하늘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확산 중인 대형 산불로 샌프란시스코의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브리지 인근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시내 전역에서 붉은 하늘이 관측됐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하늘에선 새까만 분진이 내렸다. 주차된 차량마다 새까만 분진이 잔뜩 쌓였고, 주민들은 대낮인데도 차량 전조등을 켜고 주행해야 했다. CNN 등 해외 언론들은 이 같은 현상을 보도하면서 '화성 풍경' 또는 '지구의 종말'이라고 표현했고, 뉴욕타임스도 핵 폭발 후 분진이 뒤덮여 찾아오는 '핵 겨울 같다'는 주민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에서 낙뢰로 촉발된 '베어 파이어(Bear Fire)'의 연기가 12km 높이까지 치솟으면서 재와 얼음이 뒤섞인 거대한 구름을 형성했고, 그로 인해 하늘 색깔이 붉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산불은 기록적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미 서부에서만 85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고, 이중 절반가량이 해안 지역을 따라 맹렬히 번지고 있다.
인구 7,000명에 불과한 오리건주 피닉스에서는 주택 1,000채 이상이 소실되면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기도 했다. 워싱턴주 동부 몰든에서도 대형 산불이 덮치면서 공공 인프라의 80%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날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외에 네바다, 애리조나주에도 '적기 경보(Red Flag)'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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