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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 세브란스 집단발병 18명... '거리두기 완화'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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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 세브란스 집단발병 18명... '거리두기 완화' 빨간불

입력
2020.09.10 14:54
수정
2020.09.10 22:4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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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 환자 18명 발생, 재활병원 '코호트'
공원관리 근로자 관련 11명 감염, 종교시설 감염도 잇따라
확진율ㆍ주말 이동량 증가 '거리두기 완화' 빨간불

10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병원종사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선별진료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0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병원종사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선별진료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대형 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직장, 종교시설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경로로 연쇄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정부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서울시와 병원에 따르면 전날 재활병원 7층 병동 근무자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날 환자와 보호자 등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외래진료를 중단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재활병원을 코호트(동일집단)격리 조처했다.

재활병원과 다른 건물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본관에서 근무하는 영양팀 외부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동료 직원 등 9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관련 근무자를 전원 교체해 환자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관련 총 확진자는 18명으로,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로 두 집단 감염의 연결 고리를 찾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하루 평균 외래 환자수가 1만 명에, 입원 환자가 2,000여명에 이른다. 환자 보호자 등을 고려하면 병원 이동인구는 하루 2만 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중증환자와 이동자가 많은 대형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벌어진 만큼 방역 당국은 감염 확산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접촉자를 포함해 병원 종사자 및 환자 127명에 대해 검사중"이라며 "폐쇄회로(CC)TV를 통해 추가 접촉자 및 최초 감염경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 세브란스 안과 병원은 '사랑제일교회'에 다녀온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시 폐쇄된 바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의료기관은 코로나19로부터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은 대중이용시설이 일부 있어서 출입자를 대상으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등 방역수칙이 잘 이행되는지를 더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직장을 통한 코로나19 확산도 이어지고 있다. 종로구청 소속으로 공원 관리를 하는 기간제 근로자 1명이 지난 8일 첫 확진된 후 하루 뒤인 9~10일 동료 근로자 등 10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은 청와대 인근 무궁화동산에서 일했고, 첫 확진자와 같은 사무실을 썼다. 시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들이 일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휴식 시간에 같은 공간을 쓰면서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고, 같이 식사를 했다"고 집단 감염 배경을 설명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강동구 소재 텔레마케팅 콜센터에선 이날 2명(총 24명)이, 송파구 소재 쿠팡 물류센터에선 3명(총 13명)이 추가 확진됐다. 서울에서 이날까지 번지고 있는 직장 집단 감염은 KT 가좌지사 등을 포함해 4건이다.

종교시설 관련 집단 감염도 여전히 '빨간불'이다. 일본 불교 종파 중 하나인 영등포구 소재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에선 9~10일 신도와 가족 등 6명이 추가로 확진돼 관련 환자는 21명으로 늘었다. 이 포교소엔 창문이 하나도 없어 외부환기가 안 되는,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였던 것으로 시 역학조사 결과 드러났다. 관악구 소재 교회에서도 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에선 9곳에서 집단 감염이 번졌다. 일상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13일까지 예정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20%를 넘고 지역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확산이 이어지는 건 그만큼 눈에 띄지 않는 잔존 감염자가 많다는 뜻이고, 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해 감염 양상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주말까지 확진자 규모가 크게 떨어질 것 같지 않아 계속 주의하지 않으면 확산세가 오래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순 확진자 수는 줄었지만, 대규모 확산이 이뤄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확진율이 눈에 띄게 줄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2주 새 서울에서 검사 대비 확진율이 가장 높은 날은 67명의 환자가 발생한 지난 7일(3.1%)로, 불과 사흘 전이었다. 신규 환자가 두 배 많이 발생한 지난달 26일(154명ㆍ2.4%)보다 오히려 0.7%포인트가 높아 감염 위험도는 크게 낮아지지 않은 것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오히려 주민 이동량이 는 것도 좋지 않은 신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수도권 주민의 5~6일 휴대폰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이동량은 전주 주말인 8월29~30일보다 6.3%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혹은 완화는 중대본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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