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는 인증샷, 신입은 온라인 연수…슬기로운 언택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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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는 인증샷, 신입은 온라인 연수…슬기로운 언택트 생활

입력
2020.09.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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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가게 비워도 앱으로 매장 관리
노는 인력ㆍ업무 누락 없어 비용 절감 효과
대기업 연수ㆍ치킨집도 '비대면' 전면에

서울 양천구의 한 식당에서 사용 중인 비대면 매장관리 애플리케이션 '알바체크'에 알바생들의 업무 인증샷과 아직 완료되지 않은 일들이 표시되고 있다. 알바체크 제공


'찰칵.'

지난 4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있는 70평 규모의 퓨전 중국 요리 식당. 점심 장사를 치르고 조용해진 가게에 아르바이트생의 스마트폰 카메라 소리가 울렸다. 냅킨꽂이를 세척기에 돌리더니 사진 한 방, 창문틀을 닦고 튀김기 기름 교체 후 또 한 방. 이곳에서 3개월째 일하고 있는 정모(20)씨는 "이전 가게는 사장님이 매일 앉아 있거나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면서 일을 시켰는데, 여기 사장님은 주말에만 나온다. 알바생만 있어도 사진만 남기면 되니까 문제 없이 굴러간다"고 말했다.

이곳 알바생과 점주는 '알바체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사장은 해야 할 일을 일일, 주간, 월간 단위로 설정하고 알바생은 임무를 터치해 완수 후 '인증샷'을 남긴다. 총 14명의 알바생이 3, 4시간씩 나눠 일하고 있는 매장이지만 빠뜨리는 일이 없고 냉장고, 에어컨, 식기류 등이 잘 관리돼 비용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는 게 점주의 설명이다. 점주와 알바생 간 비대면으로 가게가 운영ㆍ관리되는 현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반년을 훌쩍 넘겼고, 그 사이 비대면 방식은 일상 곳곳에 녹아들었다. 얼굴을 마주 보고 하던 소통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전환하던 코로나19 초기 대응 때와 다르게 비대면 기술이 노동이나 업무, 경영 등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서울 양천구 식당에서 근무 중인 알바생이 메뉴판, 식기, 수저 등을 정리한 뒤 인증샷을 찍고 있다. 알바체크 제공


CCTV 감시 없어도 앱 하나면 가게 효율↑

9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도소매ㆍ숙박ㆍ음식점 초단기근무자(주 15시간 미만)는 123만2,000명으로 2018년 1분기보다 51% 급증했다. 최저임금 인상, 15시간 초과 시 주휴수당 지급 등이 부담이 돼 일명 '쪼개기 알바'로 버티는 매장이 많아진 결과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직원을 아예 내보내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7월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134만5,000명)가 작년 7월보다 11.5% 감소했다.

비대면 매장관리 앱 알바체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건비 등을 줄이면서 가게 효율을 높여야 하는 점주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서다. 자주 바뀌는 단기 알바생들도 수기나 대면 없이 앱으로 할 일을 쉽게 배우고 점주는 인증샷 등 수행 여부를 알람으로 전달받는다.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아도 노는 직원 없이 업무 분배 및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4일 서울 양천구 식당에서 근무 중인 알바생이 알바체크 애플리케이션을 켜자 근무자가 해야 할 일 '창가쪽 청소하기'에 대한 설명이 표시되고 있다. 알바체크 제공


알바체크에 등록된 누적 인증샷은 2018년 9월 시범 서비스 개시 후 70만건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엔 매달 인증샷이 10만건씩 발생한다. 지난해 월 평균(2만건)의 5배 수준이다. 현재 3,000여개 매장에서 알바체크를 사용 중이며, 절반 이상이 24시간 운영되는 PC방과 편의점이다. 권민재 알바체크 대표는 "동물병원, 헬스장에서도 이용 중이고, 최근 해수욕장 관리 업체도 문의해 왔다"며 "사무직 직장인뿐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초단기 근무자들도 충분히 언택트(비대면)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입사원 연수ㆍ치킨집도 '포스트 코로나'

롯데는 지난달 신입사원 연수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연수원에서 하는 14박 15일 합숙 교육 대신, 올해는 처음으로 온라인 영상회의 플랫폼 '줌'을 썼다. 선배 직원이 조직별 업무 진행 방식 등을 전달하는 강의뿐 아니라 '매출 증대 방안 발표' 등과 같은 조별 프로젝트, 1대1 심정 관리나 고충 접수, 경력 설계 상담 등을 모두 줌으로 옮겨왔다.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기 위해 롯데는 '강의 슬라이드는 1장당 20~30초가 적당하다' 등 구체적 온라인 콘텐츠 설계 방법을 담은 가이드라인까지 개발했다.

지난달 비대면으로 진행된 롯데그룹 신입사원 연수에 참여 중인 직원들이 영상 회의 플랫폼 '줌'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롯데 제공


지난달 비대면으로 진행된 롯데그룹 신입사원 연수에서 강의를 담당한 직원이 빈 사무실에서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롯데 제공


비대면은 창업의 기준도 바꿔놓고 있다. 제너시스 비비큐가 6월 말 공개한 소형 매장(8~12평) 비비큐스마트키친(BSK) 점포 모델은 홀 없이 배달과 포장만 전문으로 한다. 비싼 상권에 들어설 필요 없이 임대료, 권리금 등이 낮은 골목에 차리면 돼 5,000만원 내외로 창업이 가능하다. 2030세대가 몰리면서 2개월 동안 BSK 신규 매장 계약은 100건을 넘어섰다.

배달에 특화한 제너시스 비비큐의 점포 모델 비비큐스마트키친(BSK) 매장의 모습. 제너시스 비비큐 제공


업계는 코로나19 이전과는 효율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스크를 쓰거나 영상 회의를 하는 데서 더 나아가 대면보다 더 높은 비대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는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비대면 기술이 오히려 이전 방식보다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분야별로 정교화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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