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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안 팔리는 땅 매입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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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안 팔리는 땅 매입 추진 논란

입력
2020.09.10 17:20
수정
2020.09.11 09:43
0 0

경북개발공사, 민간매각 실패한 포항 영일대 부지?
포항시에 이전보다 비싼 값에 사 달라 SOS
시, 별도 대체 부지 매입...혈세낭비 지적도

경북개발공사가 소유한 경북 포항시 북구 항구동 영일대해수욕장 땅 위치도. 김문중 기자

경북개발공사가 소유한 경북 포항시 북구 항구동 영일대해수욕장 땅 위치도. 김문중 기자

경북도 출자 기관인 경북개발공사가 민간 매각에 실패한 땅을 기초단체인 포항시에 매입을 요청해 논란이다. 문제의 부지는 포항여객터미널 인근 영일대해수욕장 주차장 부지다. 포항시는 이 땅이 민간에 팔릴 것을 예상해 235억원을 들여 주차장 대체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 공사 측 요청을 수용하면 예산낭비 논란이 불가피해진다.

영일대해수욕장 주차장은 포항시 북구 항구동 17의11 등 4필지 면적 7,076㎡(약 2,140평)다. 본래 경북도 땅이었지만, 도가 2010년 도청신도시 조성 자본금 확충 등을 위해 공사 측에 현물로 출자했다. 부지 한가운데 미개설 도시계획도로가 남아 있다.

공사는 이 땅을 2017년 2월 입찰 방식으로 민간매각에 나섰지만 낙찰 업체가 잔금을 내지 않아 2018년 10월 최종 불발했다. 감정가도 정부합동감사 결과 당초 145억원에서 123억원으로 22억원이나 떨어졌다. 부지 일부가 동빈대교 건설부지에 편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낙찰 후 잔금납부를 유예하다 논란이 되자 뒤늦게 계약을 해지했다.

포항시도 관광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 안에 있는 부지를 매입하는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샀다. 항구동 주차장은 경북 울릉-포항간 여객선이 다니는 포항여객선터미널 건너편에 위치, 해수욕장 관광객뿐만 아니라 포항을 거쳐 울릉도와 독도를 가는 외지인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주차장이다. 당시 민간업체에 땅을 뺏겼다는 원성이 높았다.

경북개발공사가 소유한 경북 포항시 북구 항구동 영일대해수욕장 땅 위치도. 출처 경북개발공사 홈페이지

경북개발공사가 소유한 경북 포항시 북구 항구동 영일대해수욕장 땅 위치도. 출처 경북개발공사 홈페이지

포항시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2018년 6월 영일대해수욕장 근처 옛 미군기지 2만6,243㎡(약 7,930평)를 주차장으로 쓰기 위해 235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시는 매입비용이 부족해 국방부와 계약에서 대금을 3년에 걸쳐 주기로 합의했다.

포항시는 이미 미군기지 땅을 확보하고도 공사 부지를 주차장으로 쓰겠다며 이전 감정가보다 높은 180억원에 사려고 하자 혈세낭비라는 목소리도 거세다. 포항시의회도 최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매입을 미루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포항시의회 한 의원은 "결국 땅이 안 팔려 지금도 아무 문제없이 공영주차장으로 잘 쓰고 있는데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서둘러 돈을 줄 필요가 있느냐"며 "경북개발공사가 2017년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는 바람에 포항시만 혈세를 낭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 관계자는 "미군기지 터를 살 때 주차장뿐만 아니라 전시 컨벤션 센터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구상하고 샀다”며 “경북개발공사 부지 매입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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