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특고 제도 본질·원칙 벗어나 사업주에 부담 강제"
한경연 "일자리 감소 부작용 초래… 특고들도 반대"
경영계가 8일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고용 보험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 입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특고 종사자 고용보험 당연 적용 등의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영계와 특수형태근로 직종의 사업주 측이 거듭 요청한 당연 가입 요건 완화, 고용보험료 분담비율 차등화 등 핵심 사안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는 노사정 간 사회적 협약을 모범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정부 스스로 국민적 신뢰와 사회적 협약의 의미를 훼손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이 근거로 제시한 노사정 협약에는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위한 정부 입법을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특성을 고려해 노사 및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다"고 명시돼 있다.
경총은 이어 "특고 종사자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독립적인 수탁사업자로서 상대 사업주와의 계약과 업무수행뿐만 아니라 이직·전직까지도 자기 결정권이 강한 비임금 근로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고용보험은 제도 본질 상 임의가임과 보험료 전액 부담 체계가 국제 표준"이라며 "정부는 비례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는 부담을 사업주 측에 강제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역시 이날 자료와 입장문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경연은 이날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보험설계사, 가전제품 설치기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4개 직종에 종사하는 특고 234명을 대상으로 '특고 고용보험 적용 논의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특고 10명 중 6명 이상(62.8%)이 일괄적인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68.4%는 고용보험 의무가입이 사업주 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져 본인들의 일자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특고 종사자 고용보험 당연 가입이 제도활될 경우 오히려 특고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국회에 법안 발의가 된다면,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임금근로자와 실업급여 계정 분리, 임의가입 방식 적용, 특고의 보험료 부담비율 상향조정 등의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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