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윤석열 검찰총장은 물러나야 한다.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나을 것이다.” (8월 5일ㆍ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윤석열 검찰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드는 총장이기 때문에 수사를 허투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9월 8일ㆍ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생활 특혜 의혹을 특검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추 장관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의혹을 적극 반박하는 등 사태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의혹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안을 검찰 수사로 일단락 짓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강하다 보니, 그간 사퇴까지 요구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의지를 높이 사는 ‘반전 평가’도 연출된다.
8일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의 추 장관 아들 의혹 관련 특임검사 요구에 대해 “지금 검찰 수사 능력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윤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드는 총장이기 때문에 수사를 허투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추 장관 보좌관이 부대에 휴가연장 요청 전화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문제 삼을 건 아니고 어떤 내용으로 물어봤는지 정확하게 파악을 해야 될 것 같다”며 “지금은 정치는 잠깐 물러나서 검찰이 수사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게 도리”라고 재차 검찰 수사에 힘을 실었다.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는 거듭됐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야당의 추 장관 아들 의혹 제기를 두고 “제발 정치공세는 그만 좀 하고, 그냥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좋겠다”며 “너무 시끄럽고 지친다”고 썼다. 그는 또 각종 의혹제기가 비상식적이라며 “이번 공격은 국민의힘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썼다가 빈축을 샀다. 야당에서 이번 문제제기를 주도하고 있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합동참모본부 차장까지 지낸 직업 군인 출신이다. 또 병무청이 지난 6월 전자관보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150명의 남성 의원 가운데 116명이 병역의무를 마쳐 77.33%의 이행률을 보였고, 국민의힘은 84명의 남성 의원 가운데 72명이 병역의무를 마쳐 85.71%의 이행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최근까지 ‘윤석열 사퇴론’이 비등했던 여권의 기류와 다르다. 강경파를 중심으론 “끌어내야 한다”는 거친 거취 문제 거론이 계속됐다. 역풍을 우려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윤석열 이름도 꺼내지 마라”는 함구령으로 ‘윤석열 몸집 키우기 자제’를 당부했을 정도다. 윤 총장이 지난달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 발언이 여권 핵심 지지층의 분노를 산 것도 한몫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특임검사나 특별 검사의 수사 혹은 사임을 거론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행태는 기가 막힌다”며 “아들 서모씨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인데 왜 서울 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추 장관은 '소설 쓰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 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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