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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BTS→블랙핑크...'오후 1시' 음원 공개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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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BTS→블랙핑크...'오후 1시' 음원 공개 택한 이유

입력
2020.09.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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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부터 블랙핑크까지 글로벌 음악 시장을 무대로 활약 중인 K팝 스타들이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공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부터 블랙핑크까지 글로벌 음악 시장을 무대로 활약 중인 K팝 스타들이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공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일(한국시간)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를 달성했다. 한 주간의 음원 판매량부터 스트리밍 횟수,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합산한 점수를 토대로 순위가 정해지는 해당 차트에서 이들이 거둔 성적은 미국 내 방탄소년단의 대중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근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에 나선 걸그룹 블랙핑크 역시 신곡 발매 이후 41시간 만에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 1억 뷰를 돌파하고,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세계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빌보드 '핫 100' 순위 역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 역시 나오고 있다.

국내 음원 시장을 넘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음원 시장까지 휩쓸며 '주류'로 발돋움한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국내 가요계의 관습을 탈피한 음원 발매 시간이다.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신곡 'Dynamite'를 공개한 시간은 금요일 오후 1시였다. 같은 달 28일 신곡 '아이스크림'을 발매한 블랙핑크 역시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공개를 택했다.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최근 두 곡의 신곡을 발매한 슈퍼엠 역시 '100'을 금요일 오후 1시에 공개했으며, '호랑이'의 경우 화요일에 발매했으나 오후 1시라는 시간대는 고수했다.

이는 국내에서 대부분의 가수들이 평일 오후 6시 신곡 음원을 발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평일 자정 음원 발매가 일반적이던 국내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오후 6시 음원 공개 트렌드가 자리 잡은 것은 지난 2017년 초 음원 플랫폼 실시간 차트 개편이 실시되면서다. 이는 음원 발매 직후 음원 차트 진입 순위를 끌어올려 조금이라도 유리한 출발점을 선점하려는 제작사, 유통사의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결과였다. 스트리밍이 집중되는 퇴근길, 하굣길 음원 차트를 공략해 최대 소비 효과를 내고자 한 '오후 6시 음원 발매'는 여전히 업계 내에서 '공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꽤 오랜 시간 고수돼 온 음원 발매 시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평일 오후 6시에서 금요일 오후 1시,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약 중인 K팝 스타들이 있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슈퍼엠 등 최근 미국 가요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K팝 스타들이 잇따라 오후 1시 음원 발매를 선택한 이유는 빌보드 등 해외 음원 차트 진입 기록을 최대치로 이끌어내고자 하는 전략적 의미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공개는 곧 미국 동부시간 기준 금요일 자정 발매를 뜻한다. 빌보드 차트가 순위 산출에 반영되는 세일즈 집계 기간을 매주 금요일부터 다음 주 목요일까지 1주일 단위로 두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평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음원을 발매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차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간대다.

이는 곧 글로벌 시장을 주 무대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K팝 스타들이 '세계 표준'에 발맞추며 현지화 전략에 뛰어들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지난 2015년 워너·유니버설·소니뮤직 등 세계적인 음반사들이 이끈 'New Music Friday' 캠페인 이후 '금요일 신곡 공개'가 표준처럼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빌보드의 집계 기간 역시 이 같은 패턴을 고려해 정해졌다.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같은 날 새 음악을 발매함으로써 다양한 신곡 프로모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발매 일정 통일을 통해 불법 음원·음반 확산을 방지하려는 의미를 담은 '금요일 음원 발매'는 이미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45개국에서 '공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발매 일정 변경만을 이유로 꼽긴 어렵지만, 실제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슈퍼엠은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발매 방식을 따른 이후 빌보드를 비롯한 해외 차트에서 역대급 성적을 경신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K팝 스타들이 이끈 변화 속,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는 타 K팝 아티스트들도 '금요일 오후 1시' 발매전(戰)에 뛰어들지도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현재 K팝은 세계 5대 음악 시장 1위로 꼽히는 미국까지 접수하며 '비주류'에서 '주류' 시장으로 발돋움 중이다. 독보적인 음악과 퍼포먼스, 차별화된 매력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K팝 스타들이 '세계 표준'에 발맞춘 음원 발매 일정 변화까지 시도하고 나선 가운데, 이들이 향후 글로벌 음악 시장을 무대로 또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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