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급감에도 가구 판매는 늘어
코로나19 장기화에 집 투자 증가
유통가, 고급 가구ㆍ인테리어 시공 중개 공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판매량이 늘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이 가구다. 소비 위축에도 가구 인기가 좋아지자 유통업계는 고가의 최고급 상품군을 늘려 수익성 확대를 꾀하는가 하면, 인테리어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8일 신세계백화점의 1~8월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가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7%나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백화점 판매가 급감했던 8월에도 가구 판매량은 39.1%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인테리어 관심이 커지면서 가구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소파 하나도, 침대 옆 협탁 하나도 고심해 고르는 소비 트렌드로 고가라도 차별화된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프리미엄 가구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집이 일상의 중심으로 재정의되면서 명품처럼 가구에도 아낌없이 돈을 쓰는 고객이 늘어나 가구 매출을 신장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질 좋은 휴식에 투자하는 성향이 가구로 옮겨오고 있다는 것. 신세계백화점이 수백만원,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구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판매 중인 폴트로나프라우다. 제품 가격이 6,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 의회,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등을 비롯해 페라리, 마세라티, 부가티 등 럭셔리 자동차 내부 공간을 장식하는 업체로 유명한데, 대표 상품이 소파 세트(6,847만원), 팔걸이가 있는 의자인 암체어(863만원), 침대나 소파 등 옆에 두는 사이드테이블(1,163만원), 등판과 팔걸이가 없는 스툴 의자(279만원) 등이다.
강남점은 또 유명 미술관에 전시되는 가구 브랜드 놀의 제품들을 단독 판매 중이다. 대표 상품은 소파 세트(4,840만원), 1인용 의자(1,170만원), 커피 테이블(400만원) 등이다. 또 다른 단독 판매 브랜드 에드라의 소파(3,270만원) 등도 있다.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개별 가구 구매뿐 아니라 공간 자체를 새로 꾸미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신규 서비스도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SSG닷컴이 각각 지난 5월과 이달에 새롭게 선보인 '홈인테리어 중개 플랫폼'과 '인테리어 시공 공식 스토어'다.
롯데하이마트 홈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은 고객이 거주하는 지역 인테리어 전문 업체를 연결해 준다. 주방, 욕실 등 시공 분야를 선택하면 적합한 업체가 조회되고 가격이나 시공 사례 등을 살핀 후 고객이 결정하면 시공을 진행하게 된다. SSG닷컴은 인테리어 시공 메뉴를 신설해 300여개 인테리어 전문 업체가 취급하는 상품 16만종을 모아 소개하고 있다. 시공서비스와 셀프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상품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로 집에 새 가구를 놓거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홈퍼니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코로나19로 성장세가 더욱 빨라져 2023년에는 18조원까지 확대가 예상된다.
박성주 신세계백화점 생활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집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며 "유명 수입 브랜드,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택하는 경향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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