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복지위 등 비인기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위원장 자리가 일주일 째 공석이다. 과방위원장을 맡았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사무총장을, 복지위원장을 맡았던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빈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후임을 찾고 있지만,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연신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중진 의원들에게 있어 '노른자'로 꼽히는 상임위원장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방위와 복지위 상임위원장 자리가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비인기 분야기 때문이다. 통상 상임위원장은 재선 이상 주로 3선 의원들이 주로 맡는다. 민주당에서는 21대 국회 들어 관례에 따라 이들 의원들 중에서 선수와 나이, 전문 분야 등을 고려해 상임위원장을 배정했다. 하지만 국토교통위와 예산결산특별위 등 알짜 상임위와 다르게 과방위와 복지위에는 의원들이 몰리지 않는다. 위원장 자리도 마찬가지다. 당 관계자는 “과방위와 복지위는 세세한 현안이 많아 힘든데 비해 주목받기가 어려워 상임위원장 자리조차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이들 의원들은 대부분 후반기에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원치 않는 과방위나 복지위 상임위원장을 맡으면 이 기회가 날아가기 때문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한 3선 의원은 “21대 전반기 국회는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오게 돼 특수한 경우가 생겼다”며 “이번엔 5선 의원이 외통위원장을 맡았는데, 나도 기다렸다가 원하는 상임위원장을 맡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했다.
과방위원장 후임으로는 김경협, 박범계, 이원욱 의원이 거론된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일찌감치 “배치 받은 법사위 업무에 집중하겠다”며 고사했다. 김 의원 측도 김 원내대표의 요청에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후반기 외교통일위원회나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망한다. 이 중 이 의원만이 “당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알아서 판단해달라”고 전권을 위임했다. 복지위원장에는 남인순, 인재근, 김민석 의원 등이 후보로 꼽혔지만, 김 의원만이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선수나 나이, 상임위원장 연속 역임 불가 등 기존의 관례를 뛰어넘는 인선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특히 국민의힘과의 원 구성 협상에서 ‘11:7’ 배분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게다가 20대 국회 후반기 기재위원장을 맡은 정성호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 예결위원장을, 2019년까지 문화체육부 장관이었던 도종환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 문체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미 관례가 상당부분 깨진 상황이다. 과방위원장과 복지위원장은 14일 본회의에서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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