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들 발 꽁꽁 묶여…미세 플라스틱 유발도
"마스크 끈 자르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 잘 묶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어느새 일상의 필수품이 된 마스크. 마스크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버려지는 양도 자연히 함께 증가하고 있는데요. 쓰고 난 마스크, 어떻게 버리시나요?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가 환경에 부담을 주고, 동물들 삶을 옥죌 수 있다는데요. 이와 관련해 온라인에서는 특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마스크 귀걸이 잘라버리기' 캠페인입니다. 국내에서는 한 채식 식단 공유 플랫폼이 앞장서 홍보 이미지를 만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공감을 얻으며 큰 화제가 됐죠.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서 추천한 방식이기도 한데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귀에 거는 마스크 양쪽 끈 부분을 가위로 반으로 잘라 버리는 것이죠. 싹둑~.
마스크 바다쓰레기 급부상…고통받는 동물들
이는 매립지 또는 쓰레기 운반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간 마스크에 동물들이 몸에 묶이면서 질식 당하거나 이동하는데 방해 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앞서 RSPCA는 에식스주 첼름스퍼드에서 마스크 귀걸이에 양발이 묶여 날지 못하는 어린 갈매기를 구조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죠.
사진작가 스티브 시플리도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 발에 엉킨 마스크를 빼내려 부리로 안간힘을 쓰는 송골매의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고요. 그는 BBC 인터뷰에서 "영국에 1,000쌍 정도 사는 송골매를 한 마리라도 이렇게 잃는 것은 큰 손실"이라며 "우리를 보호해 주는 마스크지만 최소한 다른 존재를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이 처럼 해변에 버려진 마스크들이 새로운 해양 쓰레기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월 환경보호단체 오션스아시아는 홍콩의 소코섬 해변에서 일회용 마스크 수백개를 수거한 사진을 통해 전 세계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어요. 멀리갈 것 없이 제주의 해변에도 마스크 쓰레기가 급증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요. 해변에 버려진 마스크는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바닷물에 녹아 미세플라스틱이 되기도 합니다.
귀걸이 자르고 종량제 봉투 꼭꼭 묶기…생태계 지키는 작은 습관
이 때문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는 것' 만큼이나 '제대로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이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배우 김혜수와 엄정화 등 국내 스타들 또한 SNS를 통해 마스크 귀걸이 잘라버리기 독려에 나서기도 했고요.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도 직접 마스크를 잘라버리는 것을 시연하며 캠페인을 벌였어요.
어떻게 하면 마스크를 올바르게 쓰고 버릴 수 있을까요. 먼저 마스크를 쓸 땐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도록 얼굴에 잘 맞춘 뒤 고정합니다. 코 부분을 꾹꾹 눌러 밀착시킨 뒤 '후~' 불어 공기가 빠져나가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요. 특히 사용 중인 마스크는 이미 오염됐을 수 있어 답답하더라도 겉면을 만져선 안 되고, 자주 손을 씻어줘야 합니다.
마스크는 혼용섬유이기에 재활용이 어려운데요. 현재까지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우선 오염된 마스크 표면에 닿지 않게 끈을 잡고 벗은 뒤 펼쳐지지 않게 반으로 잘 접어줍니다. 이후 귀걸이 끈을 가위로 자르고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은 뒤 빠져나오지 않게 단단히 잘 묶어주고요. 폐기 후엔 깨끗이 손을 씻습니다.
사소해보일 수 있는 이런 작은 습관이 우리와 지구를 공유하는 동물들을 살리고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에서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고 하는데요. 무심코 버리기 전, 마스크 끈에 발이 묶여 퉁퉁 부은 갈매기를 한 번 더 떠올리고 작은 배려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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