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이야기 들린다는 것 자체가 힘들게 만들어"
"공동체 위험에 빠뜨리면 안돼… 당이 나서서 막아야"
원희룡 제주지사가 3일 오전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범람 피해를 본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주변을 방문해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도 제공)
일부 보수단체가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이어 개천절에도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것에 대해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지사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주는 추석을 앞두고 음력 8월 초하루에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 벌초를 하는 풍습이 있다"라며 "이번에는 모이지 마실 것을 당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통받는 국민께 송구스럽기 짝이 없지만, 더 큰 어려움을 피하고자 모든 국민이 좀 더 견뎌야 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마당에 개천절 대규모 집회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그 집회 이야기가 들린다는 것 자체가 국민과 방역 당국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다음 달 3일 개천절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지사는 개천절 집회에 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집회의 자유, 정치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위험을 부정하고 방역의 필요성을 효과를 부정하고 자신들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를 위해 당과 지지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원 지사는 "보수의 이름과 가치를 참칭하며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체의 시도는 우리 당과 지지자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며 "공동체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보수의 제1가치다. 방역은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이념과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원 지사는 또 앞서 국민의힘이 광복절 집회 주최 측을 향한 비판을 주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 당은 그 집회와 거리를 뒀지만 일각에서 미온적 태도를 취한 듯했다"며 "당 구성원 일부가 적극 참여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지난 집회 이후 전 국민이 고통을 겪었고 특히 방역 당국, 의료진, 경찰 및 공무원들이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지 않았나"라며 "이런 오류를 반복해선 안 된다. 이번에는 단호한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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