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 50만명 찾는 글로벌 관광명소?
첫 확진자 나온 뒤 일주일이나 정상 영업
"오스트리아 정부, 수익 때문에 대처 소홀"
이달 내 1,000억원대 규모 집단소송 예고
오스트리아 티롤주(州)의 스키 명소 이쉬글 리조트가 유럽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슈퍼 전파지'의 오명을 쓰게 됐다. 직간접적으로 이 리조트와 연관된 감염자가 최소 45개국 6,000여명으로 확인되면서다. 방역을 소홀히 한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까지 추진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알프스의 이비사'로 불리는 이쉬글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분노가 집중된 곳이 없다"면서 "오스트리아는 이 리조트 때문에 감염됐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법적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아내의 걱정을 뿌리치고 이쉬글 리조트를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영국 버크셔 출신 찰리 잭슨의 사연을 전했다. 잭슨을 포함해 여행을 함께 한 친구 8명 중 절반인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소비자보호단체 VSV를 이끄는 페터 콜바 변호사는 이달 내에 이쉬글과 티롤주의 또 다른 스키 리조트 한 곳의 코로나19 확산에 침묵한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접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6,000명 이상으로부터 증거를 수집했고 1,000여명의 소송인을 모집했다. 청구금액은 1인당 10만유로(약 1억4,000만원)가 될 전망이다. VSV 측은 "첫 발병 사례 확인 후에도 이쉬글 리조트는 일주일간 더 개방돼 있었다"면서 "오스트리아 당국이 경제적 수익을 우선시해 집단감염에 미흡하게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최상급 설질이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유지되는 이쉬글 지역의 리조트는 매년 겨울 5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선 독일ㆍ크로아티아ㆍ미국ㆍ이스라엘ㆍ캄보디아ㆍ짐바브웨 등 45개국 출신 6,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쉬글 리조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VSV에 신고했다. 신문은 "이 중 영국인 관광객 180명은 런던ㆍ맨체스터ㆍ버밍엄ㆍ브라이튼 등으로 폭넓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고 전했다.
집단감염 발생 전인 지난 1월 이쉬글 리조트를 방문했던 영국의 정보기술(IT) 컨설턴트 대런 블랜드는 "스키를 탄 사람들은 땀을 흘리고 있었고 웨이터들은 수백명에게 술을 나르고 있었다"면서 "바이러스가 퍼지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쉬글 리조트는 이번 주 중 마스크 의무 착용, 레스토랑 영업시간 제한 등의 새 시즌 운영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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